카카오 고급택시 서비스 베일 벗었다…종각-여의도 2만6천원

'카카오택시 블랙', 플랫폼 수수료 주요 수익원

입력 : 2015-10-20 오후 3:54:25
[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카카오가 '카카오택시'의 첫번째 수익화 모델인 고급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을 공개했다. 택시 회사들이 지불하는 플랫폼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요금은 기존 모범택시 요금의 1.5배 수준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높은 가격 탓에 일부 고소득 계층과 기업 고객에 국한된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주환 카카오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은 "고객들의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고, 새로운 택시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카카오택시 블랙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이르면 이달 중 정식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배기량 2800cc 이상의 차량에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차량 외부 택시 표시 설비 등의 설치 없이 호출 및 예약제로만 운행 가능하며 요금은 신고제로 운영된다. 우선 벤츠 E클래스 등 3000cc급 고급 차량 약 100대와 전문 교육 과정을 수료한 200여 명의 기사로 시범 서비스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검증된 전문 기사들이 승객 맞이, 승·하차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 내부에는 승객을 위한 생수, 휴대폰 충전기 등 편의 물품이 비치된다.
 
◇카카오가 카카오택시 블랙을 공개했다. 사진/카카오
 
◇플랫폼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수수료 비율은 비공개
 
이번 서비스에는 카카오 이외에도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서울택시조합)과 주식회사 하이엔(하이엔)이 참여한다. 서울택시조합은 서울시내 16개 택시 회사들을 대상으로 고급택시 차량 및 기사 마련을 통한 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하이엔은 고급택시 기사들의 서비스 교육을 담당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고급택시 서비스에 카카오가 플랫폼 제공 사업자로 참여하는 형태다. 카카오택시 블랙을 통해 결제되는 모든 운송 수익금은 택시 회사들에게 돌아가며, 카카오는 택시 회사들로부터 플랫폼 사용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화를 꾀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플랫폼 수수료는 전체 수익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3사가 일정 비율로 분배 받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측은 플랫폼 수수료에 대한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 당분간은 카카오택시 블랙에서의 요금 결제는 카카오페이를 통해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카카오페이 사용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를 통해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이유에 대해 정주환 부사장은 "택시 승객이 하차할 때 지갑을 열지 않고도 모바일에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우선 카카오페이를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토록 했다"고 말했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이 카카오택시 블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업과 교통약자 주요 타겟…전체 택시 이용자 30% 수준 전망
 
카카오택시 블랙의 기본요금은 8000원 수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주행 거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카카오택시 블랙은 일반 택시 요금의 2.6배 수준이다. 가령, 일반 택시를 이용해 서울 종각 부근에서 여의도로 이동할 경우 1만원의 요금이 부과된다면, 카카오택시 블랙을 이용하면 2만6000원의 요금을 내야한다. 모범택시 요금과 비교해도 요금 수준은 약 1.5배에 달한다. 요금 산정 기준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택시보다 고가의 차량을 통해 서비스 되고, 다양한 운영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을 감안해 요금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카오택시 블랙을 사용하는 고객층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 고객들 입장에서는 모범택시 이용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더 가격이 높은 고급택시를 이용할 수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고가의 택시 요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측은 해외의 고급택시 이용 행태를 고려하면,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카카오는 개인들의 이용과 더불어 기업들의 의전, 호텔과 병원에서의 픽업, 노인·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용에서 고급택시 수요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정주환 부사장은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의 고급택시 이용 비율은 전체 택시 이용자의 30% 수준"이라며 "국내 시장 역시 약 30%정도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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