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웅, 정기종기자] 현대자동차가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신흥시장 통화 하락 영향으로 당초 기대했던 환율효과가 나오지 않아 영업이익이 줄었다.
현대차(005380)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5년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 줄어든 1조50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대비 10.1% 늘어난 23조429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5.3% 줄어든 1조206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3분기까지 누적(1~9월) 영업이익도 4조842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감소했다. 3분기까지 현대차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353만7573대로 전년 동기보다 2.4% 줄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원달러 환율이 14% 가까이 상승했지만 기타 통화가 강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희석됐다"며 "또 북미 등 주요시장에서 엔화 및 유로화 약세를 앞세운 경쟁 업체들의 판촉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및 판촉 활동을 늘리면서 영업비용이 상승했고, 신차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도 발생해 전체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경영환경 전망도 밝지 않다. 현대차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신흥국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및 중국 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신흥국 금융불안이 심화돼 시장 예측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과 아반떼, 크레타 등 신차를 적극 활용하고, 품질경영과 브랜드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외부 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업 체질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외부 여건이 쉽지 않지만 최근 출시한 신차에 대한 반응이 좋고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들이 시행된 만큼 4분기부터 본격적인 신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폭스바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따른 반사이익이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세계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다보니 특별한 반사이익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디젤 엔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고, 향후 각국 정부가 디젤 억제 정책이나 인증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각 브랜드들 역시 정부 규제 대응을 위해 친환경차로 판매 전략을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향후 현대차의 친환경차 개발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친환경차 전략이 조기에 실행될 것"이라면서 "이미 가솔린과 디젤 엔진 외에도 하이브리드, 수소차,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전 분야의 파워트레인 기술을 갖고 있어 친환경차 확대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시장이 확대되는 것에 맞춰 제품 출시를 공격적으로 할 예정"이라면서 "원가절감 및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해 현대·기아차를 합쳐 현재 7종인 친환경차 라인업을 2020년까지 22개 차종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 줄어든 1조5039억원을 기록했다. 사진/ 뉴시스
강진웅·정기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