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아이폰 출시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 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오히려 고가정책을 펼치고 있어 최종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3일 국내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첫날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차분했다. '완판' 행진을 기록한 예약판매 때와는 사뭇 달랐다는 평가다.
출시 당일 국내 최대 애플 전문 매장인 프리스비 명동은 평소보다 3시간 빠른 오전 8시에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아이폰6 출시날 빗속에서도 200여명이 줄을 섰던 것에 비하면 구매행렬이 줄었다. 이번에 프리스비에서 처음으로 언락폰의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하면서 구매가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오전 8시부터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T 주최로 아이폰 6s와 아이폰 6s 플러스 출시 및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개통 행사에서 많은 아이폰 마니아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사진/ 뉴시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애플의 자체 AP인 64비트 A9가 채택됐다. 연산속도는 최대 70%, 그래픽 성능은 최대 90% 향상됐다.
화면을 터치하는 압력에 따라 명령을 인식하는 '3D 터치' 기능이 눈에 띈다. 카메라 성능 개선도 주목할 만하다. 전면 500만, 후면 1200만 화소로 화소수가 높아졌으며, 4K급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전작 대비 출고가는 높아지고 지원금은 줄어들어 소비자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출고가는 동일하다. 아이폰6S는 ▲16GB 86만9000원 ▲64GB 99만9000원 ▲128GB 113만800원이며, 아이폰6S플러스는 ▲16GB 99만9000원 ▲64GB 113만800원 ▲128GB 126만1700원이다.
이는 당초 애플이 밝힌 국내 출고가보다 5만~7만원가량 낮아진 수준이지만 전작인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보다는 약 7만원 더 비싸다.
아이폰6S 이미지. 사진/KT 홈페이지
이통사가 지급하는 공시지원금도 최대 12만~13만원 수준으로, 단말기 유통법상 지원금 상한액인 33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지난해 아이폰6 출시 직후 최대 지원금이 17만~25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규모가 줄었다.
현재로서는 지원금 대신 받을 수 있는 '20% 요금할인'이 소비자들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다. 최근 중저가폰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에 비해 가격이 오른 아이폰6S의 흥행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지원금은 공시 후 일주일 간 유지된 후 다시 책정될 수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통3사는 지난 4월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출시 당시 일주일 만에 공시지원금을 상한선 가까이 상향한 바 있다. 지난해와 같은 불법 지원금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점치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기본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중저가폰이 사세를 확장하며 프리미엄다운 프리미엄폰에 대한 니즈가 더 커지고 있다"며 "애플의 흥행 여부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 재편 방향을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