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중국이 위안화의 기축통화 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달러 흔들기’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습입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장 샤오밍 중국 교통은행 국제거래 부문 대표는 "투자 흐름의 제한상 적어도 향후 10년간은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달러는 향후 오랜 시간 기축통화로 통용될 것"이라며 "중국의 무역 거래 시 위안화 사용률이 전체의 20% 수준에만 이르러도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의 이 같은 전망은 빠른 시간 내 위안화가 달러를 대신할 것이란 쿼 홍빈 HSBC홀딩스 중국담당 수석연구원의 전망과 대조된다.
쿼 연구원은 "달러 약세로 위안화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향후 3년 내 무역 결제 시 위안화 사용 비율이 절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인브룩 독일 재무장관도 최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용 위기 후 두드러지고 있는 달러 약세 현상으로 국제사회에서 위안화 가치가 점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위안화의 기축통화 전략에 대한 중국 정부 입장이 아직까지 정리되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국에게 위안화의 기축통화 위상 정립은 큰 의미를 갖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선 자유로운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자칫 외부시장으로 자본이 유출돼 글로벌 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할 수 있다.
특히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지도부의 보수성을 감안할 때 중국 정부가 위안화에 대한 지배력을 약화시키면서까지 기축통화 정책을 펼 가능성은 낮다.
데이비드 리 칭화대 연구원은 “중국이 위안화의 자유로운 사용을 허용하려면 앞으로 15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세계 최대 달러화 자산 보유국이라는 점도 고민이다. 현재 2조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 중 달러화 자산의 비중은 65%에 이른다. 때문에 달러 위상 약화는 곧바로 중국의 외환보유고 평가액 절하로 직결된다.
컨펑 시티그룹 연구원은 "중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며 "중국 역시 달러화 약세를 반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드렉 시절스 헤리티지재단 아시안연구센터의 연구원도 중국의 미 국채매입 규모가 이미 1년간 50% 증가한 점을 지적하며 "중국은 현실적으로 달러화 체제의 최대 지지자"라고 전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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