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재보선 압승 후폭풍, ‘교과서 정국’ 영향주나

새누리 “국정동력 확보”, 박지원 “문재인 결단하라”, 박주선 “새정치 사망선고”

입력 : 2015-10-29 오후 1:40:44
새누리당이 10·28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정국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정화 반대 투쟁을 이끌어가던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내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기초단체장 1곳과 광역의원 9곳, 기초의원 14곳 등 총 24곳에서 펼쳐진 이번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20곳에 후보를 내 15곳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호남 1곳 인천 1곳, 단 2곳의 승리에 그쳤다.
 
일단 국민들의 관심이 적었다는 점(투표율 20.1%)과 바로 전날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도 있어 새누리당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국정교과서 반대 여론이 높았던 수도권에서도 승리를 거둔 반면 새정치연합은 텃밭인 전남 목포와 신안군 기초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했다.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마저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 체면을 구겼다.
 
이러한 선거결과에 29일 여야의 표정은 상반됐다. 새누리당은 “국정 동력을 확보했다”며 반색했고, 야권에선 재보선보다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무게를 두고 진두지휘하던 문재인 대표 책임론이 불거졌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을 더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번 재보선 승리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개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과 함께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호소를 국민들께서 받아들여주신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역사교과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선거 패배와 교과서 문제는 별개”라면서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 우리 정치가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지 못해 투표율을 올리는데도 실패했다”며 저조한 투표율을 아쉬워했다.
 
당내·외 비노(노무현)진영은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의원은 “지원 유세에 갔지만 전통지지세력이 못찍겠다는 말씀 뿐”이라며 “작은 선거라고 변명하지 말고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선거결과는 ‘혁신은 성공하고 내부갈등은 수습됐다’고 자화자찬했던 제1야당에 국민이 또다시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라며 “이대로 적당히 가면 내년 4월 총선사상 최악의 참패가 기다리고 있다”면서 대안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서울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에서 새정치연합 전국당원연대 등 관계자들이 문재인 대표 지도부의 총사퇴를 촉구하는 지난 5월 19일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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