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연내 한국 김치의 중국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김치 생산업체들이 수출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현지 제품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위생·식재료 등의 고급화를 내세우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FNF,
CJ제일제당(097950),
동원F&B(049770) 등 국내 김치 생산 업체는 중국 수출 가능 시기가 구체화됨에 들어감에 따라 현지 협력 업체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거나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절임채소의 기준을 개정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중국내 고시절차가 진행중이며 빠른 시일 내 완료해 한국산 김치 수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역시 지난 4일 김치의 중국 수출과 관련해 "(김치 수출이)연내나 내년 초에 가능할 것을 염두에 주고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 역시 수출을 위한 현지 파트너사 선정에 들어갔거나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상FNF 관계자는 "김치는 신선제품으로, 중국 유통 판매 루트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현지 파트너 업체 섭외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초기에는 국내 생산 물량으로 중국 수출을 커버할 수 있고 향후 수요가 확대된다면 현지 공장 설립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원F&B 역시 중국 사업 진출을 위한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김치는 유통기간이 한달 정도에 불과해 '일반식품'이 아닌 통관절차가 짧은 '신선식품' 군으로 분류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도 "신선식품으로 선정됐을 경우 수출을 대비해 현지 파트너사와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김치 뿐 아니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까지 함께 수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김치의 국내 생산 물량 확대를 계획 중이며 그 시기도 김치 수출 허용시기와 맞물리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내 지역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현지 생산기지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내 김치 인지도 및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김치찌개, 김치찜 등 간편식(HMR) 형태로 김치를 취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의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 식문화에는 야채류를 익혀서 소스와 함께 먹는 식습관이 있어 김치를 익혀 먹는 찜이나 찌개 형태가 현지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수출이 가능하게 된다 하더라도 중국 현지 제품과 가격으로는 경쟁이 안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위생·식재료 등의 고급화를 강점으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건강식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면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르면 연내 한국 김치의 중국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김치 생산업체들이 수출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4일 '광주세계김치축제' 개막식에 참석해 김장담그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