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1901년 시작돼 어느덧 115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명문팀 뉴욕 양키스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난 10월23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5년 스포츠 구단 브랜드 가치 톱10'에서 뉴욕 양키스는 6억6100만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아 야구·축구·미식축구·농구·아이스하키 등의 종목을 모두 포괄해 종합 1위에 올랐다. 야구 2위이자 전체 9위팀인 LA 다저스(3억7300만달러)의 1.77배에 달하는 수치다.
양키스는 지난 9월15일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스포츠 구단' 평가에서도 야구 1위와 전체 3위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 스포츠 종목에서 양키스의 가치는 미식축구단 댈러스 카우보이스(25억9000만파운드)와 스페인 축구단 레알 마드리드(32억6000만달러)에 이은 20억7000만파운드로 평가됐다. FC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LA 레이커스 등 유수 스포츠 팀이 양키스 아래 순위다.
지난 9월13일 양키 스타디움에서 할 슈타인브레너(오른쪽) 뉴욕 양키스 구단주가 알렉스 로드리게즈 선수에게 3000히트 기념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키스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총 자산가치 중 20%를 홀로 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양키스가 미국 뉴욕이라는 세계 대도시를 연고로 삼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프로스포츠가 안겨주는 감동을 극대화하고자 팬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고 많은 팬들은 이에 호응한 결과다.
양키스는 최근 뉴욕시가 연간 10달러만 받고 40년간 임대하는 부지에 새 야구장 '뉴 양키스타디움'을 개장했다. 임대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면 건설비는 15억달러(한화 약 1조7340억원)에 달한다.
양키스는 기존 야구장 이름에 '뉴(New)'라는 글자만 붙이며 새 야구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새 야구장에는 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성대한 박물관도 마련됐다. 시설은 최신식이자 최고 수준으로 꾸몄다. 구장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휴양시설 같은 인상을 풍긴다. 비싼 입장권 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시설 개비는 비단 관객들만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선수들을 위한 배려도 적극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예전에는 좋은 선수를 비싼 값에 영입하는 데에 힘을 썼다면 최근 양키스는 선수들을 어떻게 대접할지 차근차근 고민 중인 모습이다. 조명 설치 4년 만인 지난 5월 국내 기업 케이엠더블유(KMW)의 LED 조명을 쓰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애틀 매리너스 홈 야구장 세이프코 필드에 간 경영진이 조명을 보고 "(기존 대비 30% 가량 밝고 눈부심은 적은 빛이라는 점에서) 선수들이 최고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겠다"고 판단되자 교체를 결정했다.
이같은 다각도의 노력에 힘입어 양키스는 '대를 이어가는 팬'을 다수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할아버지를 따라 아버지가, 아버지를 따라 아들이 양키스 팬덤을 잇고 있다. 양키스는 오랜 팬들에게 '뉴욕의 자부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양키스가 속한 미국 동부지구 팀들은 전력이 강하다. 다른 리그에 비해 1등이 바뀌는 횟수도 훨씬 빈번하다. 그래도 양키스의 미래는 밝다. 구단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현재의 끊임없는 노력이 향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최고 가치를 지닌 야구 팀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구단 스스로의 장점을 잘 알고 그 장점을 키우고자 더 노력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제국' 뉴욕양키스,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 구단
뉴욕 양키스를 지칭할 때 많은 팬들은 '제국'이라는 표현을 쓴다. 뉴욕 양키스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의 구단으로 1901년 창설돼 그간 월드시리즈 출전 40회와 우승 27회, AL 우승 40회 등 위대한 야구 기록을 수없이 써낸 명문 구단이다. 특히 월드시리즈의 경우 뉴욕 양키스의 뒤를 잇는 기록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LA 다저스의 출전 18회 기록,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10회 우승 기록이라는 것은 양키스의 기록이 압도적인 수치라는 것을 방증한다.
뉴욕 양키스 로고. 사진/구단 홈페이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스타 선수도 많다. 통산 714홈런을 날린 '홈런왕' 베이브 루스, 야구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알고 있는 명언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로 유명한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포수 요기 베라, 2130경기 연속 출장기록을 세운 명타자인 루 게릭, 56경기 연속안타 기록을 수립했던 조 디마지오, 1999년 월드시리즈 최우수 선수상 수상자인 명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사이영(Cy Young)상 최다수상자(6회)인 투수 로저 클레멘스, 역대 최연소 500홈런의 기록을 세운 '거포'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이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115년의 역사와 명문팀의 위상에 걸맞게 영구결번 숫자도 많다. 위에 언급한 선수 중 베이브 루스(3번), 루 게릭(4번), 조 디마지오(5번), 요기 베라(8번), 돈 매팅리(23번)가 자신의 배번이 영구결번 처리된 대표적 선수들이다. 이들을 포함해 총 23개의 배번이 영구결번 처리됐다.
명문구단 양키스도 암흑기로 불리는 때가 두 차례 있었다. 1차 암흑기로 불리던 1965~1975년은 리그에 신인 드래프트 제도가 생겨 전처럼 유망주를 팀에 싹쓸이 영입하지 못해 추락을 면치 못했다. 2차 암흑기로 불리던 1982~1993년은 올스타급 주전 선수들이 가득했지만 구단주의 잦은 감독교체, 선수단의 내분과 스타 선수의 개인 플레이 등이 겹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현재 양키스는 지난 1996년 이후 호성적을 내면서 왕조 건설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비록 월드시리즈 우승은 2009년이 마지막이나, 조 지라드 현 감독은 팀을 수월하게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올해 성적은 AL 동부지구 2위(87승74패, 승률 5할3푼7리)다.
한편 양키스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코리안특급' 박찬호(42)가 일본 리그로 가기 전 양키스의 불펜투스로 활약했고, 현재는 박효준(19)이 양키스 산하 루키리그 팀에 소속돼 빅리그로 올라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