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알뜰폰(MVNO)이 점유율 10%에 임박할 정도로 대중화되면서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고 있다.
알뜰폰업체 아이즈비전은 지난달 통신장비 전문 계열사 머큐리, 부산대학교 사물인터넷 연구센터와 함께 3자 공동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IoT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사업화, 공공·민간 사업 참여 등에서 협력해 ‘IoT 강소기업’의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왼쪽부터 이통형 아이즈비전 대표, 김호원 부산대학교 사물인터넷 연구센터장, 임채병 머큐리 대표. 사진/아이즈비전
아울러 아이즈비전은 지난 9월30일
SK텔레콤(017670)과 M2M(사물통신) 망 도매제공 협약을 맺고 미래창조과학부 신고도 완료했다. 아이즈비전 관계자는 “M2M은 기존 MVNO 서비스와 달리 요율 계산 및 빌링, 요금제 개발 등 전산시스템을 별도 구축해야 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을 끝내고 하반기 이후 부산대 등과 연구·개발한 IoT 서비스를 제공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MVNO 브랜드 ‘안심모바일’을 갖고 있는 에스원은 국내 1위 보안업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SK텔레콤 등과 홈IoT 사업을 진행 중이다. 관제를 이용한 개인보안 서비스와 건강상담 서비스 등을 결합한 특화 요금제를 안심모바일 전용단말기를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위치조회·긴급출동·안부알림 등의 핵심 역량을 살려 IoT 서비스를 확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이통사(MNO) 3사의 망을 모두 도매제공하는 스페이스네트는 지난 8월
인스코비(006490)에 흡수합병됐다. 인스코비가
한국전력(015760)의 원격검침인프라(AMI)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스페이스네트의 통신 노하우와 결합한 IoT 사업 진출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올해 상반기
KT(030200)가 MVNO 자회사인 M모바일을 별도 설립하면서 IoT를 비롯한 다양한 신사업들이 추진될 것으로 점쳐졌다. M모바일은 올해는 유통망 구축에 주력하고 내년부터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해외의 경우 구글, 샤오미, 파나소닉과 같은 거대 기업이 IoT 시장 진출을 위해 MVNO 사업을 발판으로 삼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 중소업체로 이뤄진 국내 MVNO 시장에선 IoT 사업 의지가 있더라도 공격적인 투자나 사업 추진이 어렵다. 미래부 조사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IoT 회선 수도 약 400만개로 전체 이동전화 회선의 7% 남짓에 불과하다. 이 중 웨어러블 회선 수는 30만개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VNO 사업자들은 정부 지원 없이도 시장을 키워줄 미래 먹거리 발굴이 급선무이며, 어떤 사업 방식이 됐든 '연결'에 기반한 IoT 시장을 두드리지 않을 수 없다.
아이즈비전 관계자는 “IoT 트래픽이 본격 확대되기 전까지는 단순히 네트워크만 제공해선 수익을 낼 수 없다”며 “특히 MVNO 사업자로서 네트워크 외에 디바이스와 플랫폼, 보안 등의 솔루션까지 자체 개발해 패키지화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제, 택배, 재난망 등의 B2B(기업 간 거래) 시장과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니치마켓으로 접근하겠다는 설명이다.
M모바일 관계자는 “앞으로 MVNO는 단순히 저가 서비스 개념에 머물 것이 아니라 기존의 통신 서비스 외 다른 용도가 부여된 단말과 서비스로 접근해야 한다”며 “택시기사, 택배기사 등이 업무용으로 별도 단말을 이용하듯 타깃 수요자에 적합한 세부 용도를 발굴하고 그에 따른 IoT 서비스를 개발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