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33년이나 지속된 수도권 규제가 강호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 의해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지방 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지방의 목소리를 꺾고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묘수를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국토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새누리)은 "과천 정부청사가 세종으로 이전했고 154개 공공기관이 혁신도시로 옮겨가 서울의 경쟁력이 사라졌다. 대기업이나 외국회사들이 서울 와서 투자하겠다고 접촉하다 무산된다. 수도권 정비계획법이 화근이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295억달러 중 248억달러가 수도권기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규제로 인해 국부가 해외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같은 당 이우현 의원 역시 "수도권이 발전해야 지방도 발전하는거지 수도권 규제가 묶여있는 상황에서 지방이 발전되길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수도권에 2500만 국민이 살고 있는데 산업이 없다. 30년이 넘게 규제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 장관은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향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정비할 뜻을 내비쳤다.
강 장관은 "30년 이상 (수도권규제가) 유지되면서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불합리한 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도한 규제는 현실에 맞게 개선해 나가면서 이와 함께 실효성있는 지역 균형발전 대책도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도권규제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인구와 경제력이 더 이상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행정조치다. 수도권에 대규모 공장 등을 짓지 못하게 행정력으로 강제, 지방 균형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으로 단행됐다.
1982년 말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중심으로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팔당특별대책지역, 농지법,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조세특례제한법 등 10역개의 규제법령이 수도권에 적용되고 있다.
문제는 지방의 반대를 어떤 방식으로 설득할지다. 정부에서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몇 차례 일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그때마다 지방에서는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실제 지난 1월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판교 제2테크노밸리 조성 계획이 발표됐을 때, 충청, 울산 등 지방 정치권 인사들은 이를 사실상 수도권 규제 완화로 간주하고 백지화 촉구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 및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회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를 견제,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강호인 신임 국토부 장관은 지난 11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33년 된 수도권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