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대전이 지난 14일 막을 내린 가운데 입찰에 참가한 그룹별로 공식입장 발표에서도 수성과 쟁탈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쟁탈에 성공한 신세계와 두산은 결과가 나온 직후 공식입장을 통해 기쁨과 각오를 드러낸 반면, 두 곳의 면세점 중 한 곳 수성에 그친 롯데는 하루 지난 15일 공식입장을 발표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수성과 쟁탈 모두 실패한 SK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 발표도 없이 우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먼저 신세계와 두산은 특허권 심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환영의 뜻과 함께 향후 각오를 밝히며 화색을 드러냈다. 다만 이번 면세점 특허권심사로 서울 시내면세점에 첫발을 들이게 된 만큼 간략한 입장 발표로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세계 측은 "특허심사위원회에서 신세계그룹의 유통산업 역량과 면세사업 운영능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해 준 것 같다"며 "대규모 투자로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고 일자리도 많이 늘려 국민경제에 기여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용진 부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어메이징한 콘텐츠로 가득찬, 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만들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면세점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동현수 (주)두산 사장 역시 "두산이 각 평가항목 별로 치밀하게 준비한 사업계획이 제대로 평가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심사위원들은 동대문의 입지적 조건, 지역 상생형 면세점이라는 두산의 비전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을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대문 상권의 염원을 담아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 나와서 기쁘다"며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절반의 성공'에 그친 롯데의 경우 그룹과 롯데면세점 모두 장문의 공식입장 발표를 내놓고 대내외적 분위기 쇄신에 힘쓰는 모양새다. 롯데는 이번 면세점 특허 심사로 소공점 수성에는 성공했지만 월드타워점은 문을 닫게 됐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결과를 아쉽지만 겸허히 수용하며, 이 결과로 발생하는 어려움을 조속히 수습해 나가겠다"며 "이번 선정결과에서 나타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세계 1위 면세 기업으로의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형제 간 싸움으로 롯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면세점 입찰에서도 부진한 성과를 보인만큼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회사 측은 "임직원의 고용안정 조치와 더불어, 이번 결과가 협력업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번 결과에도 불구하고 호텔상장은 물론, 투명한 롯데, 변화하는 기업 롯데를 향한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과 쟁탈 모두 실패한 SK는 공식입장조차 내놓지 않았다. SK는 이번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워커힐 면세점 수성 및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 신규 입점을 노렸으나 둘 다 수포로 돌아간 상황이다.
SK 관계자는 "관세청이 여러 심사과정을 통해 결정한 것이므로 이에 존중하며 다른 공식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 준비기간은 향후 6개월이며, 이 기간동안 두산과 신세계는 각각 동대문 두산타워와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오픈을, 롯데와 SK는 각각 월드타워점과 워커힐점 정리에 나선다.
두산이 서울 시내면세점 입점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