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유료방송시장)③IPTV로 급속히 기울어지는 무게추

입력 : 2015-11-19 오후 1:08:53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 인수로 유료방송 시장 플랫폼 경쟁에서 인터넷TV(IPTV)로 주도권이 급속히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에는 케이블TV와 IPTV가 어느정도 힘의 균형을 맞추고 있었지만, SK브로드밴드라는 거대 공룡이 등장하면서 힘의 무게가 IPTV로 기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지난 8월31일 기준 국내 케이블TV 가입자는 1453만9679명으로 디지털방송 가입자는 747만9325명,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는 706만354명을 나타냈다. 정부가 2017년까지 아날로그방송의 디지털방송 전환 100%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 전환율은 51.4%에 그치고 있다.
 
디지털방송은 아날로그방송보다 다양한 부가서비스 적용이 가능하고, 소비자들에게 높은 품질의 방송을 제공할 수 있다. 거기다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채널수도 기존 60여개에서 100여개까지 증가한다. 다만, 월평균 4000원이던 시청료는 6000원~7000원 정도로 높아져 소비자 부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KT(030200),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032640) 등 IPTV 사업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활용해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를 겨냥해 통신서비스와 유료방송을 묶은 이른바 유무선 결합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 방송 시청을 위해 케이블TV만 이용하는 것보다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등과 결합해 거의 공짜로 IPTV를 시청하는 것이 이득이 컸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IPTV 가입자는 1083만7090명을 기록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유료방송 시장 플랫폼 주도권이 확실히 IPTV로 기울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 사업자 중 디지털방송 전환율이 가장 높은 60.8%를 기록하고 있지만, 162만명에 달하는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무선의 강점을 적극 활용해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들에게 유무선 결합상품을 제안한다면, 상당수 가입자들이 IPTV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 입장에서도 아날로그방송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시키는 것보다 향후 추진할 다양한 사업을 고려하면 IPTV라는 플랫폼으로 가입자를 넘기는 것이 유리하다.
 
류제명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케이블TV 업계가 투자자금이 없다고 아날로그방송의 디지털방송 전환을 차일피일 미뤄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TV 추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전환은 결국 유무선 결합상품 논란으로 이어진다. 이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소식에 경쟁사는 물론 학계에서도 SK텔레콤의 결합상품에 대한 인가제를 유지하는 등 지배력 전이 차단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8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케이블TV 업계의 동등할인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고, 결합상품이 요금인하와 같은 이용자 편익 유발 등에 기여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어 결합할인율 축소 등 마땅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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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에서 SK브로드밴드 직원들이 스마트 모바일 환경이 구축된 상담 부스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모습.사진/SK브로드밴드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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