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전날 비공개 상임위원회의를 열고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소위 ‘7시간 행적’에 대한 조사 안건을 통과시키자 여권은 19일 안건 최종 의결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 착수는 정치적 중립성 의무에 위반된 것”이라며 “특조위의 일탈과 월권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도 취재진과 만나 비슷한 의견을 개진했다.
여기에 특조위 여당 추천위원 5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조위가) 국민이 부여한 안전 대한민국이라는 신성한 의무는 외면한 채 오직 정치적 놀음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진상조사에는 관심 없고 대통령의 행적 조사 등 엉뚱한 짓거리에만 골몰하는 결의를 한다면 더 이상 특조위에 머물 이유가 없다”면 ‘전원 총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편 이날 한 언론을 통해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 문건이 공개돼 주목된다. 해당문서에는 ‘특조위 BH(청와대) 조사 건 관련 : 적극 대응’, ‘여당 추천위원들이 소위 의결 과정상 문제를 지속 제기하고 필요시 전원 사퇴 의사 표명’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즉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야하는 특조위 여당위원들이 사실상 정부의 방침에 따라 움직였다는 방증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소위 7시간’ 논란 재점화 가능성도 있어 파문은 확산될 전망이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이헌 부위원장 등 여당 추천위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조위의 ‘박근혜 대통령 7시간’ 조사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기환, 이헌, 황전원, 고영주 위원.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