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을 최종 확정한 가운데 전북·충남·강원·광주·경남 등 5개 교육청이 보조교재 공동개발로 맞불을 놓았다. 정부가 대안 교과서와 보조교재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한 만큼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국편은 지난 23일 2017학년도부터 국정으로 전환되는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총 47명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집필진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맞서 전북·충남·강원·광주·경남 등 5개 교육청이 보조교재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24일 전북·부산·경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5개 교육청이 공동으로 보조교재 작성을 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23일 전북·충남·강원·광주교육청이 보조교재 공동개발을 발표한데 이어 경남교육청도 함께 참여할 것을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보조교재 개발에는 5개 교육청이 참여하게 됐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보조교재 공동개발 참여 이유에 대해 "국정화가 되면 단일교과서가 만들어지는데 그것으로는 올바른 역사교육을 할 수 없다"며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서 보조교재를 만들어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정화는 역사를 향한 다양한 관점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역사교육에 중요한 것은 사실도 중요하지만 사실에 대한 해석도 중요하다"며 "해석은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 다양한 가치를 창조한다. 아이들은 다양한 관점을 토론을 통해서 함께 공부함으로써 역사를 바라보는 바른 역사의식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교육청은 조만간 전북교육청이 만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따른 보조자료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에 관계자들을 합류시키기로 했다.
TF는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는 교수와 교사, 각 교육청 직원 등 15~20명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보조교재의 집필 범위와 방향을 정한다.
집필진 구성 방법은 TF팀, 업무담당자 등을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며, 집필집 구성은 내년 1월에 최종 확정된다. 집필진 구성이 확정되면 필진 동의를 받아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집필진 명단 공개에 대해 "굳이 숨겨 집필할 이유가 없다"며 "투명성있게 집필을 운영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내년 4월까지 집필 방향 설정 등이 논의되고 그 이후에 본격적인 집필이 시작돼 내년 12월에 집필을 마칠 예정이다. 2017년 3월 일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보조교재를 선택해 필요한 수만큼 보급할 계획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고 보조교재 등 참고자료가 학교에 많이 필요하다"며 "교육과정 편성 운영에 대한 보조 교재 개발해 보급하는 것은 교육청의 의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대안 교과서와 보조교재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교육부와 교육청간의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발행체계가 국정, 검정, 인정으로 돼 있는데 인정은 교육감이 발행주체"라며 "교육감이 발행하는 것을 제재하겠다는 것은 현행법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서울과 경기는 자체적으로 보조교재를 개발하기로 했다. 광주교육청은 보조교재와 별도로 인정교과서를 추가 제작한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