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경품, 미친 금 잔치?

입력 : 2015-11-24 오후 5:03:19
패션기업 금강제화에서 억대의 순금을 매개로 한 경품 행사를 펼치자 '불황 타개를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라는 시선과 함께 사행성을 부추기는 과도한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함께 일고 있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금강제화는 오는 29일까지 5만원 이상 구매고객 중 추첨을 통해 2명에게 순금 100돈으로 제작한 황금구두를 경품으로 제공한다. 황금구두는 1개의 가격은 세공비를 포함해 2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강제화는 황금구두 외에도 순금 10돈·1돈 골드바 등 총 420돈의 금덩어리를 매일 추첨해 나눠준다. 120명에게 내주는 상품권(10만원권) 경품을 제외하면 이번 행사에 들인 순금만 모두 약 1억3800만원어치다.
 
제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행사와는 별개로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본점과 명동본점에서 황금구두가 들어있는 상자의 비밀번호를 맞추면 순금 1돈을 증정하는 시크릿 박스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금강제화에 따르면 이 이벤트를 통해 16명의 고객이 각각 1돈짜리 골드바를 받아갔다.
 
이 같은 지나친 경품 행사는 고객들의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도 사실 제품가격에 포함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고객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고가의 경품을 내세워 사행성을 조장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최근 반복되는 세일 행사에 지친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정부 주도 세일 등 할인행사가 너무 잦다보니 기업의 정기세일은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파격 경품잔치는 조금이라도 색다르게 보이고 싶어하는 업계의 '생존의 발버둥'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형화된 마케팅으로는 매출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모두 인식하고 있어 당분간 대규모 경품행사 등 과감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을 공략하려는 업체간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일 금강제화 강남 매장 앞에서 황금구두 상자의 비밀번호를 맞추면 순금 1돈을 증정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려는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이철 기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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