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를 지속하는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시장에서 1조2316억원 순매도했다. 지난 5일 이후 팔자세로 방향을 튼 뒤 매도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일일 매도 규모도 많게는 2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외국인의 코스피시장 매도세는 이달 들어 추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7거래일 중 12거래일 동안 팔자세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되며 상승폭은 제한되고 있다”며 “오히려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 17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매수행진을 이어가며 이달 들어 2118억원 순매수했다. 또 코스피시장에서와 달리 코스닥에서는 5거래일만 순매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외국인 투자금의 코스피시장 이탈과 코스닥시장 유입 배경에 대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관련성과 기존 성장주로 인식되던 주식에 대한 재편입 영향 등을 꼽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에 나서는 것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과 관련된 것 같다”며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시장에 충격을 별로 주지 않고 팔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반대편에서 파는 게 큰 것 같고, 시가총액이 작은 부분들은 나름 종목 배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간에 외국인 매도가 조금 늘었다고 볼 수 있다”며 “해당 기간 투자자금이 코스닥시장의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 쪽으로 간 것 같다”고 해석했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1조15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인바디(459억원), CJ E&M(457억원), 셀트리온(456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류 팀장은 이어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매도분에 대해서는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기존에 성장주라고 했던 패턴들의 주식들을 재편입하는 것”이라며 “시장에서 외국인 패턴을 보면 기존의 성장주에 대한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으며, 성장이 제한돼 있는 쪽에서 성장이 이어질 수 있는 쪽으로 매수와 매도를 교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외국인의 코스닥시장 매수와 관련해서는 CJ E&M과 셀트리온 등 일부 종목에 편중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전반적인 매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환율 등의 이슈에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약하다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김정현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11월말 예정된 중국 주식예탁증서(ADR)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차이나(MSCI China) 편입 등 이슈에도 자유로운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연말 수익률 관리에 힘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