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미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업 재고와 설비 투자가 크게 증가하며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렸다. 미국 경제의 핵심인 소비도 양호했다. 다만 강달러의 영향으로 기업 이익과 수출은 부진했다.
몇몇 부문에서 부진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우수하다며 추후에 발표될 GDP 확정치와 4분기 GDP도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미 3분기 GDP 수정치, 예비치 큰 폭 상회
2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3분기 GDP 수정치가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에 나왔던 예비치 1.5%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 전망치와도 부합하는 결과다. 다만 2분기 성장률이었던 3.9%보다는 낮다.
기업 재고가 늘어났고 설비 투자가 증가한 것이 3분기 GDP 수정치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 기간 기업재고는 예비치 568억달러에서 902억달러로 껑충 뛰었고 설비투자는 잠정치 2.1%보다 높아진 2.4%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속보치 3.2%보다 낮아진 3%를 기록했다.
세후 개인 총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별 증가율을 보였다.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주는 PCE물가지수 증가율은 1.3%를 기록하며 2분기 2.2%보다 낮아졌지만 예비치 1.2%보다는 소폭 높아졌다.
수출은 달러 강세의 타격으로 1.9%에서 0.9%로 내려갔고 기업의 이익도 이전 분기에 비해 1.1% 감소했다.
◇설비 투자·기업 재고·소비 양호 vs 기업 이익은 부진
이번 GDP를 끌어올린 가장 큰 영향은 기업재고와 설비투자 증가였다. 지난 2분기의 경우 기업 재고가 크게 감소하며 GDP 성장률을 1.4%포인트 끌어내렸지만 3분기에는 0.6%포인트 하락시키는데 그쳤다.
기업 투자를 반영하는 설비 지출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거주용 부동산을 제외한 고정 자산투자도 잠정치 2.1%에서 2.4%로 올랐다.
이와 함께 소비지출 역시 속보치보다 낮아지긴 했으나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또한 저축률도 2분기의 5%에서 5.2%로 높아지며 연말 소비 시즌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IHS인사이트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비지출이 예비치보다 조금 낮아지긴했으나 3% 구간에 있다는 것은 여전히 소비 경제가 건강하다는 신호"라며 "소비가 미국 경제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재고가 급증한 것이 4분기 들어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4분기 성장률을 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에는 1.4% 증가에 그치며 2분기 수치 8.5%보다 크게 감소했다.
아직 강달러와 글로벌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의 회복에 어느 정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전망도 밝아 연내 금리 인상 무리 없을듯
일부 항목은 부진했으나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수치가 양호해 미국 경제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3분기 GDP 확정치는 수정치보다도 더욱 높아진 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워치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현분기(4분기)에도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4분기 미국 경제가 2.7%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따라서 하반기 전체적으로 2%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버트 카브식 BMO캐피탈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큰 사진을 볼 때 내수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소비에 대한 전망도 밝고 주택 시장과 관련해서도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5~16일 열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최근 프랑스 파리 테러와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피격 등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긴 하나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지는 한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연내 금리 인상을 막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것이다.
크리스 룹키 MUFG유니언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견고한 성장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성도 좋다”며 “이번 지표는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