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폭스바겐코리아가 환경부 조사 결과 구형 디젤 엔진을 탑재한 티구안만 배출가스 저감장치 불법조작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앞으로 국토부 연비 조사가 남아있고 바닥에 떨어진 신뢰 회복 또한 당면 과제로 남았다.
26일 환경부는 국내에 판매된 폭스바겐 경유차 6개 차종 7대를 검사한 결과 구형(EA189) 엔진을 탑재한 티구안에서만 임의설정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차량에 포함된 골프 유로5 모델과 제타, 비틀, 골프, A3 유로6 모델 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환경부는 조작이 확인된 EA189 엔진 탑재 15개 차종 12만5522대에 대한 리콜과 과징금 141억원을 부과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한숨 돌린 분위기다. 해당 차량 대부분을 지난 9월말 이미 회수한 상태고, 신형인 유로6 모델에 조작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적 과제들이 남아 있어 안심하고 있을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날 국토부는 환경부 조사 결과발표에 따라 티구안에 부착된 조작장치가 연료소비율에 미치는 영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환경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내달 중순까지 연비 상관성이 확인되면, 동종 신차까지 리콜 전후 시험실 연비를 측정해 공인연비와 비교할 계획이다. 조사결과 연료소비율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명되면 추가 과징금 부과 등 각종 행정처분이 잇따르게 된다.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끌어올리는 것 또한 주요 과제다. 현재 폭스바겐은 '클린 디젤'을 앞세웠던 브랜드 이미지의 심대한 타격은 물론, 보상 측면에서 북미 지역과의 차별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 9일 북미 지역에서 자사 디젤차 소유주 48만여명에게 1인당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 바우처와 3년 무상 수리를 보상으로 제시한데 반해 국내에선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수동적 대응에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상문제까지 겹치며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국내 보상과 관련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오늘 환경부 결과가 나온만큼 고객 보상 등 내부 대책을 논의해 결론이 나오는 즉시 고객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개선 방안과 리콜 전후의 연비 변화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포함한 리콜계획서를 2016년 1월 6일까지 환경부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환경부는 미국에서 추가로 문제가 발견된 폭스바겐과 포르쉐 3000cc급 디젤 차량을 포함해 국내에서 디젤 모델을 판매 중인 16개 제작사에 대한 추가검사를 내달부터 내년 4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26일 환경부는 국내에 판매된 폭스바겐 경유차 6개 차종 7대를 검사한 결과 구형(EA189) 엔진을 탑재한 티구안에서만 임의설정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폭스바겐 전시장 전경.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