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DTI 확대·LTV 추가인하 검토

"유동성 실물보다 부동산 쏠림 우려"

입력 : 2009-08-09 오전 11:15:38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정부가 주택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물론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거나 수도권의 담보인정비율(LTV)도 추가로 낮추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해 공급된 대규모 유동성이 실물보다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강남 3구에 한정된 DTI 적용 지역을 서울시 전역으로의 확대를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억제 방침에도 7월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37조2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4조5000억원이나 늘어났다"며 "주택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LTV를 내리는 것만으론 안된다는 의견이 있어 DTI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국토해양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며, DTI 확대 적용이 어렵다면 LTV를 추가로 내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 Debt To Income)은 주택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나중에 빌린 돈을 잘 갚을 수 있는지를 소득으로 따져 대출한도를 결정하는 제도다.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한다.

 

현재 강남 3구에 적용되고 있는 DTI는 투기지역 내 시가 6억원 이상 아파트를 살 때 적용되는데 대출한도는 DTI의 40% 이내로 제한된다. 매년 상환하는 대출 원리금이 연소득의 40% 이내여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DTI를 서울시 전역에 확대 적용할 경우 서울에 있는 집을 사려는 사람의 연소득이 4000만원이라면 DTI 40%를 적용하면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 한도인 1600만원까지만 대출 받을 수 있다.

 

정부가 DTI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강남 3구의 상승은 말할 것도 없고, 용산, 목동, 강동, 분당 등도 상승세다. 과천의 경우 7월에만 3.4% 올랐다.

 

정부의 실제 고민은 대규모 유동성이 실물경제에 스며들지 않고 부동산으로 쏠리는 데 있다. 정부의 정책이 먹히지 않고 있는 데 대한 긴장감도 적지 않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 7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종전 60%에서 50%로 낮췄음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자 DTI를 확대 도입하거나 LTV를 더 낮춰 집값 상승을 막아 보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다.

 

문제는 '역풍'이다. DTI를 확대 적용하면 집값 오름세는 억제되겠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고, 집값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서울 외곽지역의 경우는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LTV의 추가 인하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LTV를 현행 50%에서 45~40%로 낮추면 서민층의 피해는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DTI의 적용은 일부 지역에 한정하는 것이 맞다"면서 "내집 마련을 위한 서민들이 대출을 못받는 경우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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