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등을 위한 법안 처리가 국회에서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거래소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연내 개정안 통과를 매듭 짓고 내년 중 지주회사 전환을 마친 뒤 상장(IPO)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앞두고 여야 정무위원회 간사가 거래소 지주회사법 처리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속 절차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여야가 본회의 일정에만 합의했을 뿐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김기식 의원 측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법안심사소위 일정에 대해 여야 간 합의된 바 없고 사실상 여당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야 간에처음부터 합의된 게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는 9일 정기국회 폐회를 앞두고 여야가 전격적으로 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의견 조율을 한차례 마친 만큼 거래소 지주사 체제 전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며 "막판에 전격적인 합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거래소 개편안에 따르면 거래소에 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되고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 등 시장은 자회사 형태로 분리된다. 시장감시 기능은 독립된 지배구조를 갖춘 비영리 시장감시법인이 수행한다. 지주회사의 본점은 현재와 같이 부산시에 두도록 했다.
거래소는 연내 법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 1분기에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내년 3분기까지 시장감시법인 설립, 예탁결제원 지분 매각, 거래소 주주의 상장차익 처리를 위한 공익기금 설립 등의 과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소 지분가치를 두고 상장차익을 얼마로 계산할지도 관심이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투자가치를 어떻게 매기느냐다. 예컨대 증권사 투자가치가 약 2조5000억원이라면 상장차익 5000억원을 환원하게 되는데 이를 어디에 쓸 것인지도 관건이다.
거래소 체제개편도 과제다. 대체거래소(ATS) 이슈는 물론 사업부문별 자본금을 얼마나 가져갈지 지배구조와 비즈니스 모델, 인사교류 등을 어떻게 구성할지, 코스콤이나 예탁원, 시장감시법인 등과의 지분관계는 어떻게 정리할지도 난제가 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향후 별도 기구를 만들어 예정대로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