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의 -2.3%에서 -1%로 크게 올려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제전망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보이던 KDI가 이처럼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0일 본지가 단독입수한 'KDI 2009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KDI는 "대내외 여건의 개선추세가 지속된다는 다소 낙관적인 시나리오 하에 연간 -1%내외의 성장률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DI의 이번 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 수정치인 -1.8% 보다 0.8%포인트 높고 한국은행의 -1.6%을 뛰어넘는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경제의 하강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경제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어 수출이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내놓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올려 잡은 것보다도 0.5%포인트 높다.
또 물가 안정세가 지속 유지 되는 가운데 확장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소비와 투자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상품수출실적을 보면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지난해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증가율 -0.9%를 기록한 이래로 4분기 -12.6%로 바닥을 찍은 데 이어 올해 1분기 -3.4%로 반등, 2분기에는 두 자릿수 플러스 증가율인 14.7%까지 올라선 상태다.
KDI는 최근 경기개선 속도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열거하면서 하반기 재정지출 효과 악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경기 개선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시장 상황, 포괄적 경기안정화 정책 등으로 내수 위축이 둔화됨과 동시에 수출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건설투자 증가세가 유지되는 등 설비투자의 극심한 위축세도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급감 상태에서 벗어난 것도 경기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또 재정 조기집행에 따른 여파가 하반기 이후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가능성이 낮다고 단정지었다.
보고서는 "하반기에 추가적 재정지출 효과가 없다고 판단된다 할지라도 재정지출 부양효과는 시차를 두고 실현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 주요 기관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1%로 잡은 것은 하반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넘어 0%이상 성장률을 보인다는 가정하에 나온 것"이라며 “상당히 높은 수치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KDI관계자는 "사실 KDI가 일년에 두번, 반기마다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데 경제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소책자 형식으로 수정전망치를 내놓는 것"이라며 "하반기에 전년동기대비 1%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 등에 따라 연간 평균 -1%로 올려잡았다고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IMF가 최근 상향조정한 것도 2분기 성장률이 높아 '운이 좋았다'고 판단한 것일 뿐, 3.4분기 성장률은 무(無)성장을 전제한 것이어서 우리는 이보다 높게 잡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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