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닥터)재테크 관점에서 본 '웰다잉'과 상속플랜

배정식 KEB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 센터장
"상속은 아름다운 자산이전"…유언신탁으로 맞춤형 재산분배

입력 : 2015-12-04 오전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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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직장인 김성태씨는 거액 자산가인 친구가 유언장도 없이 사고로 갑자기 죽으면서 자녀간의 분쟁이 생기는 걸 지켜봤다. 김씨에게도 아들 1명, 딸 2명(해외1명)이 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는데, 모친 명의의 수익형부동산(30억원 수준)과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재산이 많을수록 상속집행도 복잡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은행을 찾았다. 김씨는 해외에 있는 딸에게 7억원, 국내에 있는 딸과 아들에게 각각 3억원, 5억원 수준의 재산을 사전증여하고, 어머니 명의의 부동산은 아들에게 상속하는 신탁계약을 맺기로 했다.
 
상속집행과 사후 자녀를 위한 또다른 자산관리를 위해 자산가들 사이에게 사전증여와 상속설계가 중요한 재테크 플랜으로 부상중이다. 하나은행은 신탁법 개정 전인 2010년 법무부 유권해석에 의해 '유언대용신탁'을 사전에 도입, 금융권 최초로 신탁에 의한 상속법을 제시했다. 하나·외환 통합 후 센터로 격상된 KEB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의 배정식 센터장에게 상속플랜에 대해 들어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설문결과 증여·상속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했지만, 막상 구체적인 준비에 대해서는 12%만 평소 생각을 했고 방법도 알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 비해 준비정도는 크게 부족한 것이다. '김성태(가명)씨 상속플랜'은 배정식 센터장이 설계한 포트폴리오 사례 중 하나다.
 
-신탁을 통해 상속재테크를 어떻게 할 수 있나?
 
▷금전, 부동산 등을 효율적으로 운용·관리하고 세무·법률·사후 부동산 관리 등 상속 해법을 미세하게 조정해 최적의 재테크 방안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금전 운용 외에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의 경우 임차·시설·자금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산전체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증여 연금, 상속관련 유언신탁…어떤 상품들인가?
 
▷은퇴세대 특히 액티브 시니어들의 문제가 큰 화두가 됐다. 은퇴이후 삶을 위해 금융상품으로 연금상품이 필요하고, 생전 의료비 충당을 위해 의료실비보험부터 생활비 보충을 위한 연금보험, 상속재원 등을 고려할 것이다. 특히 유언대용신탁은 신탁계약자체가 유언장의 역할을 하는데, 유언장과 달리 상속에 관한 여러가지 고민을 계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언장은 내가 죽으면 자녀나 미성년 손자에게 바로 넘어가지만, 신탁에서는 내가 죽어도 자녀가 일정한 나이가 될 때까지 관리하다가 정한 나이에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 또 생전자산관리 능력이 없는 고령자의 경우 생전에 병원비, 간병비 등 자신의 목적대로 신탁에서 관리하다가 사후에 상속을 집행하는 등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시장에 일찌감치 선보였는데
 
'하나 리빙트러스트'는 유언대용신탁의 브랜드명이다. 2011년 신탁법 개정으로 인해 이런 상품을 도입할 근거가 마련됐다. 올해 11월 현재 누적으로 계약금액은 2430억원 수준이다.
 
분쟁없이 상속을 하려는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프로그램은 상속에 관한 '유언대용신탁', 생전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하나 케어 트러스트', 부동산 관리 및 신축을 위한 '부동산 트러스트', 기부·공익을 위한 '하나 기부·공익신탁' 등으로 나뉜다. 내 자산이 나를 위해 사용되다가 사후에 상속되기를 원하는 고령층의 경우 케어 트러스트를 통해 많이 계약한다.
수수료는 초기 계약때 1회(재산규모·난이도별 차등), 상속집행때 1회씩 적용한다. 또 매년 신탁의 역할별 관리보수도 있다.

-유언대용신탁 판매사도 다양하다. 어떻게 고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과 종합적인 설계관리 능력이다. 상속의 문제는 단순히 세금을 줄이자거나 유류분 등 법률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살아있는 동안의 자산관리, 상속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능력, 사후 자녀를 위한 신뢰성 있는 관리 프로그램이 있는지를 짚어봐야 한다.
 
-상속과 증여에 관해 어떻게 인식해야 되나?
 
▷상속문제는 돈 많은 사람들의 절세문제 해결 정도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다. 상속의 궁극적인 목적은 '분쟁없는 아름다운 자산이전'에 둬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상속분쟁의 30%는 1000만엔(1억 이하)이고, 40%는 5000만엔(5억 이하)으로 상속분쟁 전체의 70% 이상이 우리기준으로 보면 상속세 면제 이하다.
 
일본도 1994년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는데, 고령층 부모들이 아무런 대비없이 사망하면서 상속분쟁이 급속히 늘었다. 우리도 이를 타산지석 삼아서 미리 사회적 갈등을 줄일 준비를 해야 한다.
 
KEB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
지난 9월 하나·외환 통합 후 신탁본부내에 설치된 신탁상속 및 자산관리센터다. 변호사, 세무사, 부동산전문역 등이 고객 고민에 대한 종합적인 해결을 담당한다. 배정식 센터장은 2010년 '리빙 트러스트', 2014년 '케어 트러스트', '부동산신축관리프로그램'을 잇따라 런칭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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