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올해 주택매매시장은 11개월 만에 역대 연간 주택 최고 거래량을 깼다. 전세난,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 택지공급 중단 등 부동산대책 등이 맞물리며 서둘러 주택구입에 나서는 매수자들이 늘었다. 다만 거래 규모에 비해 매매가 상승률을 기대를 밑돌았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1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10만5820건으로 집계됐다. 2006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매매거래다. 올해 총 거래량은 120만건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역대 가장 많은 거래를 기록한 때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2006년으로 총 108만2453건이 거래됐다. 이후 2007년~2013년 연평균 85만건 수준을 유지하던 매매시장은 지난해 100만51173건으로 8년 만에 100건을 재돌파했다.
주택매매시장이 역대 최고량을 돌파했지만 지역별로 온도차가 나타났다. 2010년대 초반 호황을 누렸던 지방의 거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침체에서 벗어난 수도권은 거래가 크게 늘었다.
11월까지 지방 주택거래량은 53만73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 증가했다. 충남(-7.3%), 충북(-6.7%), 울산(-2.1%)는 거래가 줄었다. 수도권은 56만8467건이 거래되며 지난해보다 33.9% 증가했다. 서울이 20만6024건이 거래, 51.1%나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경기는 28만6751건이 거래되며 26.0%, 7만5692건이 매매된 인천은 25.3% 늘었다.
매매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전세난으로 풀이된다. 전세값 급등에 주택 매수로 전환하는 세입자가 속출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은 11월 말 기준 73.7%다. 역대 가장 높다. 서울 성북구(82.1%)와 강서구(80.1%)은 80%를 넘었다.
또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5%까지 끌어내리며 매수자들의 주택구입 부담을 낮췄다. 이 사이 정부는 DTI, LTV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공공택지 지정중단, 청약통장 1순위 완화 등 지속적인 시장 부양책을 펼쳤다.
거래 증가세에 따라 주택매매가격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다만 역대 최대 거래 규모에 비해 상승률은 기대를 밑돌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4.8% 올랐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 2.5%를 크게 상회한다. 지난해 1.8% 상승에 그쳤던 수도권은 올들어 5.4% 올랐다. 지난해 3.7%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방5대광역시는 올들어 6.1% 상승했다. 이전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던 2006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3.7%에 미치지 못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과거와 달리 재고주택이 많아지며 거래규모와 가격상승률이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며 "2년 연속 100만건 이상 거래, 내년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거래 규모를 나타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