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한파 북상…계절 탓 뿐인걸까

분양·매매·전망 등 각종 지수 줄줄이 '부정적' 선회

입력 : 2015-11-30 오후 2:05:14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서울 여의도동에 전세로 거주하던 김유신(남·35세)씨 부부는 최근 주거계획을 급하게 수정했다. 연초부터 영등포에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 매수 혹은 신규 분양아파트 청약을 고민했지만 전세로 머물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내년 시작될 금리 인상이 시장을 침체로 이끌 것이란 진단을 내렸다. 공급도 너무 많고, 현재 분양가가 너무 비싸게 느껴졌다. 김씨 부부는 서둘러 내년 재계약 때 폭등할 전세금 마련하고, 시장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부동산 비수기인 겨울로 본격 돌입한 가운데 각종 부동산 지표가 부정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계절적으로 시장이 움츠러드는 시기와 맞물려 내년 실시예정인 가계부채 관리, 금리인상 가능성이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과잉공급 우려 역시 소비자들을 관망세로 이끌었다.
 
광풍 분위기를 연출하던 분양시장은 청약자 소진과 과잉공급 가능성에 경쟁률이 둔화되고 있다. 3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7.2대1의 보였던 청약경쟁률은 8월 11.2대1로 낮아진데 이어 10월 9.3대1, 11월(17일 현재) 8.9대1로 떨어졌다.
 
공급량이 급증하며 소비가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올 10월까지 공동주택 분양실적은 42만24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보다 47.5% 급증했다. 연내 분양 예상실적은 조사 이후 처음으로 50만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상승일로를 보이던 수도권 매매시장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11월 4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전주보다 0.03%p 떨어진 0.04%를 기록했다. 비수기와 가격상승,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부담을 느끼며 매수세가 위축, 서울 관악구와 노원구, 강동구는 각각 0.06%, 0.03%, 0.03% 하락했다. 군산(-2.38%), 순천(-2.19%), 계룡(-2.02%) 등 지방 일부 도시는 이미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최일선에서 일하는 개업공인중개업자가 느끼는 전망도 급격히 불투명해졌다. 11월 전국 KB부동산 전망지수는 99.7로 전월보다 15.0p나 떨어졌다. 전망지수가 100이하로 하락한 것은 2014년 7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전망지수는 0~200범위 내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세를 전망하는 개업 공인중개사가 많다는 것이다.
 
수도권은 지난달보다 19.9p 떨어진 103.2를 기록했으며, 지방5대광역시는 110.9에서 95.9로 하락했다. 서울은 122.7에서 103.4를 기록해 상승 기대감이 조금 더 강했지만, 3년째 전국 아파트값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대구는 115.1에서 79.1로 급락했다. 대구는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4월 이후 최저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겨울철 비수기가 시작됐고, 내년 시행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과 미국 금리인상 임박 등 부동산 시장에 불안을 느낀 매수세들이 형성되고 있어 현장에 매수 문의는 줄고 전세 문의는 늘어나고 있는 관망적인 시장 분위기다"고 말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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