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쏟아지는 봅슬레이 후원 문의에 '감사한 고민'

메인스폰서로 8년여 후원 이어와… 다른 기업 문의급증에 복잡한 속내

입력 : 2015-12-10 오후 5:00:4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오랜 기간 국내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등 비인기 동계스포츠의 메인스폰서를 맡아 온 대우인터내셔널이 최근 '감사한 고민'에 빠졌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이들 종목들에 대한 후원으로 스포츠마케팅을 펼치려는 다른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계 대회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대표팀의 모습이 지난 2000년 대우사태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성장을 거듭해 온 대우인터내셔널의 내력과 닮았다는 점에서 후원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들을 후원하기 위해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과 2011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장기 메인스폰서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매년 썰매 구입비와 대표 선수단 해외전지훈련비, 이동용 승합차 등 매년 3억원 이상의 지원을 펼치며 비인기 종목에 대한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총 후원액만 22억원이 넘는다.
 
이같은 묵묵한 후원에 힘입어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의 성적 역시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2년과 2013년 시즌 아메리카컵 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목에 걸었으며,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역대 최대규모인 7개팀이 참석하기도 했다. 2015년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는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이 사상 첫 메달을 따냈으며, 스켈레톤 역시 남자 8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하자 올해 이들 종목 후원에 대한 다른 기업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 대한 후원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메인스폰서인 대우인터내셔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대우인터내셔널은 이에 대해 '감사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감사한 일이지만 마케팅을 목적으로 한 일회성 지원이 대부분이어서 아쉬움이 크다.
 
또 오랜기간 지원을 이어온 대우인터내셔널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고생해 차려놓은 밥상에 다른 기업들이 숟가락을 얹는 식의 구도가 펼쳐지는, 다소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스키점프를 주제로 한 영화 '국가대표'가 나왔던 당시에도 동계스포츠 비인기 종목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이 급증했지만,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면서 동시에 기업들의 지원 역시 줄어든 바 있다.
 
때문에 올해들어 빠르게 늘고 있는 기업들의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선수들에 대한 지원 역시 이같이 스포츠마케팅을 목적으로 한 일회성 지원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우리가 후원하고 있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며, 다른 기업들의 후원에 대해 우리도 적극 환영한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선수들과 종목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후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봅슬레이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힘찬 스타트를 선보이고 있다. 썰매에는 공식 메인스폰서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로고가 박혀있다.사진/대우인터내셔널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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