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섹남·거울남', 대한민국 아파트를 바꾸다

주방·드레스룸 등 여성 전용공간에 남성 니즈 높아져

입력 : 2015-12-14 오후 4:54:02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방송을 휩쓸고 있는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열풍과 거울남(당당하게 거울을 보는 남자)들이 아파트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여심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됐던 주방과 화장대 설계 기준에 남성을 배려한 디자인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거실 중심의 생활 공간은 시대변화에 따라 주방으로 옮겨왔다.
 
여심 공략에 분주했던 건설사들이 신수요 세력인 남성 청약자 저격을 위한 공간 배치로 눈길을 끌고 있다. 주거 공간에 대한 남성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남성은 분양 시장의 새로운 주요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다.
 
주거공간 7대 트렌드로 남성 공간을 꼽은 김희정 피데스개발 전무는 "요섹남, 요생남(요리에 생소한 남자) 특성으로 부엌과 다이닝 공간을 확보하고 이들을 위한 남성 전용공간이 확대될 것이다"라며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주방 공간과 부부 각각의 화장대 등 남성의 니드를 충족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별도 학습관, 중소형 첫 4베이 등 특화 단지 배치와 평면으로 여심을 공략했던 반도건설은 최근 남성 전용 공간을 마련, 잠재 남성 청약자 공략에 성공했다.
 
가족 구성을 고려해 알파룸, 주방 팬트리, 드레스룸에 이어 안방 서재공간까지 제공, 남·녀 구성원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켰다. 지난 18~19일 청약을 받은 동탄2신도시 반도 유보라아이비파크 7.0.8.0은 각각 평균 경쟁률 27.8대 1, 27.3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견본주택 내 84㎡B 유니트 안방에는 독립된 서재를 만들어 놓았다. 개관 당시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방문했던 박모씨(39세)는 "업무나 공부를 위해 나를 위한 공간이 필요했는데, 안방에 독립공간이 있는 것을 보고 깜작 놀랐다"며 "평면이 우리 같은 중년남성에게 딱 맞는 옷처럼 너무 잘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도건설 부부별동 드레스룸. 사진/반도건설
 
백종원, 샘킴, 레이먼킴, 최현석 등 요리연구가와 전문 쉐프 뿐 아니라 만화가 김풍 등 요리 애호가들이 방송을 점령하며 여성 중심의 주방 역시 남성의 영역으로 옮겨왔다. 요리하는 남자가 섹시한 남자라는 '요섹남'이 주방을 지배했다. 여성들의 공간으로 터부시했던 과거 남성들과 확연히 다른 시대상이다.
 
롯데건설은 이같은 요리하는 남성 트렌드를 반영해 드림키친과 트리스토리지를 개발, 시장 선점에 들어갔다. 드림키친은 주방 작업대 높이를 일반형과 5cm 더 상향된 작업대형 중 선택 가능토록 했다. 또한 요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기존 하부장 걸레받이를 5cm 낮게 설계해 내부 공간을 더욱 넓혔다. 후라이팬 전용 수납장, 대형 인출망장, 다용도 걸이를 적용해 정리정돈을 쉽게 했다.
 
트림스토리지는 주방과 인접해 설치되는 멀티팬트리 공간으로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기능적인 부분도 제공한다. 다양한 물품 수납을 위해 벽부분에 탈착과 높이조절이 가능해 이동설치를 할 수 있는 시스템 선반이 적용된다.
 
이정민 롯데건설 인테리어 팀장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신개념의 질 높은 주방과 드레스룸을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드림키친은 남성을 위해 주방작업대를 5cm 상향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롯데건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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