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한때 전세계 '짝퉁' 공장이라는 오명 아래 지식재산권 침해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중국이 최근 지적재산권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기업들은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 내 지식재산권 확보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중국 내 지식재산권 보호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식재산권을 국가경제발전의 중요 요소로 인식하면서 제도개선과 함께 지식재산권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중국IP평가분석기구인 CIELA의 2006년부터 2013년 법원소송 181건을 분석한 결과, 중국 내 지식재산권 관련 외국원고의 승소율은 75%로, 중국원고의 승소율 63%보다 높았으며 배상금도 외국원고가 중국원고보다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판결의 배경은 중국이 지식재산권 분야 세계 1위라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13년 중국의 세계 특허출원은 82만여건으로 전세계 260만여건의 32%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의 상표출원 역시 한국의 10배에 달하는 200만건을 넘어섰다.
보고서는 중국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에서 지식재산권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빠져 권리 확보와 주장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교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간 지식재산권 침해에 따른 분쟁과 침해소송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보고서는 중국 진출회사들이 중국에서 필요한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해당 지식재산권을 적극 출원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국내기업의 중국 특허출원은 경쟁국가인 일본과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기업의 중국 내 특허출원 수는 1만1528건으로, 일본 4만460건, 미국 3만3963건에 비해 크게 적었다. 중국 진출기업 중 중국에 지적재산권을 가진 업체는 13%에 불과한 상황이다.
실용신안 출원의 경우는 이보다 더 극심한 차이를 드러냈다. 지난해 한국은 344건으로 일본 3009건, 미국 1705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중국에서 실용신안은 권리행사에 제약이 없고 특허와 차이가 적어 일본과 미국은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중국 지식재산 관련 이슈가 발생하면 중국 지식재산분쟁 경험이 많은 외부전문가를 적극 활용하되, 중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입장을 전문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중국 지식재산권 전문가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보고서는 중국에서 국내 기업이 지식재산권 침해를 당했을때 대응방안에 대한 팁도 제시했다.
먼저 중국에서 침해행위 발생시 행정보호와 사법보호를 동시에 추진해야하며, 지방 보호주의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고급인민법원을 제1심 법원으로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또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의 특허권이나 상표권을 중국파트너 기업의 명의로 등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국내 기업 명의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자체역량이 부족한 경우 정부의 다양한 지식재산관련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현재 정부는 해외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국제 지재권 분쟁예방 컨설팅 ▲K-브랜드 보호 컨설팅 ▲지재권 소송보험 ▲온라인 침해조사 모니터링 ▲중국 IP-DESK 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천신항에 중국 국적 상업모선 밍유호가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