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숲 e편한세상' 내년엔 분양?

최초 3.3㎡당 4천만원 분양가…금융위기 이후 사업성 부족으로 '제자리걸음'

입력 : 2015-12-20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국내 최초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었던 '한숲 e편한세상'이 내년에도 분양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초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받은 2008년 3월 이후 8년째 사업을 재개하지 못하는 셈이다.
 
대림산업(000210) 등에 따르면 2년새 쏟아낸 4만여가구에도, 1만7439가구를 공급할 2016년 주택사업 신규분양계획에도 '한숲 e편한세상'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뚝섬상업용지 3구역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이 단지는 지상 51층, 아파트 2개동과 지상 33층 오피스빌딩 1개동, 지상 5층 규모의 아트센터와 상가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 중에서도 196가구가 들어설 계획이었던 아파트의 경우 모두 330㎡ 규모의 대형주택으로 구성된 프리미엄급 단지였다. 분양가 역시 3.3㎡당 평균 4550만원으로, 최고 분양가가 한 채당 45억9800만원에 이르는 초고가 아파트였다.
 
실제로 2008년 3월 서울(1802만원)과 성동구(1611만원)의 3.3㎡당 평균 매매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었으며, 당시 가장 비싼 지역인 강남구(3514만원)도 웃도는 수준으로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때문에 당시 대림산업 측은 한강과 서울숲 조망권 및 쾌적성 그리고 강남·북을 잇는 교통요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별도의 견본주택 없이 VVIP를 대상으로 밀착 마케팅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 닥친 주택경기 침체로 결국 좌초됐고, 이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관건은 부지매입가격과 초대형 평형으로 설계됐다는 점이었다. 2005년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상업용지로 매각했다.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던 당시 이 부지는 서울시의 예정가(1504억원)의 곱절이 넘는 3824억원에 매각됐다. 때문에 대림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고분양가를 책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대형 평형의 인기가 차츰 줄어들면서 사업성이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열기에 서울시가 한강변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의 한강변 개발 계획에 따르면 향후 한강변에 들어설 주거용 건물은 35층 이상 높이로 짓지 못하도록 규제된다. 반면, '상업·준주거 지역의 주상복합'에 한해서는 50층 내외로 지을 수 있도록 허가된다. 이에 이미 초고층 건립을 승인받은 이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한강 조망이 확보된 새 아파트가 귀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높은 가격에도 구매력을 갖춘 수요자들의 문의가 꾸준하다"며 "특히나 '갤러리아 포레'나 '서울숲 트리마제' 등 고급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어 신흥 부촌으로 각광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림산업 측은 중소형 평형으로 설계변경 하거나 일부는 호텔이나 오피스 등으로 용도변경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업을 미룬 이후로 시기나 설계 등 변경에 대해 일선 부서에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2008년 당시 한 주 차이로 공급된 옆 부지의 '갤러리아 포레'는 2011년 7월 입주를 마친 상태다. 이 단지 역시 분양 당시 4466만~4605만원으로 분양가가 높았다. 현 시세는 3.3㎡당 평균 4583만원 수준이다.
국내 최초로 평균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대로 책정된 '한숲 e편한세상'의 사업재개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미지는 조감도. 자료/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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