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선거 결과 집권 국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30년 만에 양당체제가 붕괴됐다. 4당 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립정부 구성이 불확실한 상황으로 정치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일(현지시간) 스페인 총선 결과가 발표된 이후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 우리는 할 수
있다) 당사 앞의 모습. 사진/로이터
20일(현지시간) 스페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개표 결과 350석 정원인 하원에서 좌파 신생 정당인 ‘포데모스’와 중도 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가 각각 69석, 40석을 얻어 국민당(PP)과 사회노동당(PSOE)의 4당 체제로 재편됐다고 스페인 언론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국민당은 123석,사회당은 90석으로 지난 2011년 이후 집권해온 국민당은 제1당의 자리는 지켰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엘파이스는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 이들 신생 정당의 약진으로 30년 만에 스페인 양당 체제가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지난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 총통이 사망한 이후 중도 우파 국민당과 중도 좌파 사회당이 양당체제를 유지해왔으며 금융위기 당시 사회당의 실패로 2011년 이후 국민당이 정권을 잡아왔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양당 체제 균열에 대해 금융위기부터 이어진 높은 실업률, 재정 부담으로 인한 복지 정책 축소, 만연한 부정 부패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의 경제 개혁과 긴축 정책으로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1.4%로 7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3분기 실업률은 21.1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정치권의 부패 스캔들로 인해 유권자들의 분노가 선거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엘파이스는 양당체제 붕괴로 스페인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봤다. 제1당인 국민당은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정치적 성향이 다른 포데모스 또는 사회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또 연립 정부 구성이 어려울 경우 소수 정부로 남게 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재선거가 치러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정치 역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연정 구성 여부에 따라 향후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봤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