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캐피탈 노조가 모회사인 한국씨티은행의 일방적인 매각 결정에 반발해 법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캐피탈 노동조합은 씨티은행과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맺은 매각 협상안이 불법이라고 판단하고, 형사고발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중이다.
한국씨티은행이 협상 과정에서 씨티캐피탈 노조를 배제한 데다, 단체협상이나 고용안정과 관련한 법안을 무시하고 졸속으로 협상을 체결했다는 이유에서다.
씨티은행은 자회사인 씨티캐피탈 지분 전량을 ㈜ 아프로서비스그룹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지난 15일에 체결한 바 있다.
◇씨티캐피탈 노조원들이 서울 중구 다동 씨티은행 본사 앞에서 일방적인 매각 협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씨티캐피탈 노동조합
당시에는 씨티캐티탈 노조와 씨티은행이 천신만고 끝에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그러나 씨티캐피탈 노조 측이 천막 농성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씨티은행이 합의한 것처럼 꾸며서 공표하는 바람에 입장이 곤란해졌다는 것이다. .
씨티캐피탈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서울 중구 씨티은행 본사 앞에 천막을 치고 매각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천막에는 부산을 비롯한 지방 씨티캐피탈 지점 직원들까지 나와 돌아가며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씨티캐피탈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합의한 바가 전혀 없다"며 "일방적으로 체결한 협상안을 봐도 고용안정과 같은 내용이 전혀 보장되지 않아 형사고발 등의 법적 조치를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씨티은행 고위 관계자는 "바뀐 노조 집행부가 매각을 요청해 아프로그룹과 매각을 체결했다"며 "그 과정에서 매각 조건 자체가 협의된 적은 없지만, 매각 방향에 대한 동의는 있었다고 보는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