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사실상 안드로이드가 독점하다시피 해온 모바일 OS(운영체제) 플랫폼 시장 지형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아마존, 샤오미 등 IT기업들이 모바일 OS를 출시해 외연 확대를 노리고 있으며, 텐센트, 알리바바 등도 OS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에 앞서 여러 IT기업들이 변화하는 IT 패러다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독자적인 OS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OS 플랫폼, 다시 춘추전국시대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과 IoT 등 IT 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IT기업들 간 운영체제 경쟁이 새롭게 점화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다양한 하드웨어와 서비스 및 경쟁 운영체제를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는 '개방성'과 예상되는 사물인터넷 분야에 가장 적합한 운영체제를 확보하는 '플랫폼 포지셔닝'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구글과 애플의 운영체제 위상이 사물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은 IT기업들은 자체 운영체제의 개발과 보급에 더욱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스마트기기. 사진/안드로이드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현재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은 81.5%, iOS는 14.8%다. 구글은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iOS와는 달리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를 누구나 열람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형태로 안드로이드를 배포하고 있다. 이에 애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자사 스마트폰의 OS로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 및 인터넷 기업들은 자연스레 구글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됐다. 구글이 제공하는 동영상, 앱스토어, 지도 등의 서비스를 그대로 받아 자사 고객들에게 서비스할 수 밖에 없었다. 또 갈수록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도 부담이 됐다. 보고서에서는 인터넷 기업들이 모바일 서비스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독자적 운영체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아마존, 알리바바, 샤오미 등 여러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안드로이드를 대신하는 운영체제를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의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출시한 파이어폰에 독자 개발한 파이어 OS를 탑재했으며, 샤오미 역시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체제인 미유아이(MIUI)를 자사의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는 자사의 전자상거래 서비스 타오바오(Taobao)를 스마트폰에서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1년에 선보인 윤 OS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 알리바바는 메이주(Meizu) 등 중소형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과 공동으로 윤 OS를 적용한 스마트폰 개발도 추진 중이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의 원인으로 모바일 서비스의 성장과 더불어 앞으로 다가올 IoT 시대에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독자적인 운영체제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자동차 등 사물인터넷으로 IT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전승우 연구원은 "자사의 비즈니스와 미래 성장 방향에 맞는 운영체제의 확보 및 활용 극대화를 위한 면밀한 분석이 대부분 IT 기업들의 중요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면서 "특히 다양한 운영체제의 등장을 통하여 재편될 기업 간 역학 관계와 기술 및 비즈니스 트렌드의 방향성을 가늠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