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올해 주택경기 호조로 시멘트와 레미콘 업체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아파트 신규분양 물량 증가로 시멘트·레미콘 출하량도 크게 늘면서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호황을 맞고 있다. 다만 레미콘 업계의 경우 운송료 인상 압박에 대한 리스크가, 시멘트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 따른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28일 대한건설자자잭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 레미콘 출하량은 1억5200㎥로, 작년(1억3644만㎥)보다 11.4%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종전 사상 최대였던 2003년(1억4779만㎥)을 뛰어넘는 새 기록이다.
내년 출하량은 올해보다 3.0% 많은 1억5656만㎥로 예상됐다. 사상 최대 건설물량이 내년에 집중적으로 착공되기 때문이다.
시멘트 판매량 역시 양호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와 내년의 시멘트 내수 판매량은 전년 실적보다 0.9% 증가한 4850만톤, 2.1% 하락한 4750만톤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2008년(5063만톤) 이후 1, 2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이처럼 시멘트·레미콘 시장 전망이 긍정적인 것은 작년부터 시작된 주택경기 호조로 일감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전국에서 건축 인·허가를 받은 건축물 연면적은 5568만㎡를 기록했다. 작년(3656만㎡)에 비해 52.3%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착공에 들어간 건축물 연면적 역시 같은 기간 34.6% 증가한 3644만㎡로 집계됐다. 올해 공급된 아파트 분양물량(51만3249가구)이 작년에 비해 155% 늘어나면서 인·허가 및 착공물량도 늘어난 것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1년부터 지속된 주택 분양물량 증가가 시멘트와 레미콘 출하량 증가를 이끌 전망"이라며 "평균적인 아파트 건설기간은 3년으로, 시멘트·레미콘은 아파트 건설 전 공정에 걸쳐 타설돼 2017년까지 출하량 증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레미콘 업계에서는 믹서트럭 운전자 모임인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 예정인 '8·5제' 시행 방침과 관련한 악재가 있다. 레미콘운송연합회의 운송비 인상용 단골 메뉴인 '8·5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근무하겠다는 것으로, 운송횟수 감소로 인한 영업차질을 막기 위해서는 운송료를 인상시켜줄 수밖에 없는 것이 레미콘사 입장인 것이다.
시멘트 업계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주택·건축 경기 호조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호조를 보이고는 있지만, 시멘트가격 향방이 불투명한데다
동양시멘트(038500)·
쌍용양회(003410) M&A 후폭풍 및 추가적인 시멘트사 M&A 가능성 등을 고려한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주택 인·허가, 건설수주 등 선행지표들이 전례 없는 호조세이고 이들 물량이 6개월~1년 시차를 두고 내년에 착공한다고 볼 때 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경기회복 지연, SOC 투자 예산 감소세, 지방 주택경기 급랭 가능성 등의 변수가 워낙 많아 섣불리 속단하기는 이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주요 시멘트사가 올해 3분기까지 거둔 매출액은 총 3조25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1281억원)보다 4.1% 늘었다. 매출 호조에 원재료값 하락, 시멘트값 동결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6개사의 전체 영업이익(총 3530억원)도 작년(3015억원)보다 17.1% 증가했다.
레미콘 업계 실적은 시멘트사를 앞섰다. 상장 3개사의 3분기 누적 총 매출(9333억원)은 작년(8068억원)보다 15.7% 늘었고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65.3%(507억→838억원)이었다.
유진기업(023410)의 매출은 14.0% 증가한 4032억원으로,
동양시멘트(038500)(4038억원)와 비슷했고 아주산업은 영업이익이 84.6% 불어났다.
주택경기 호조가 건설업계에 이어 시멘트·레미콘 업계에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이미지/최원식 그래픽 디자이너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