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저촉진법(기촉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가 어려워 보인다. 기촉법 실효되면 개별 기업별로 채권단 구성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상당한 애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30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업구조조정 관련 당부사항 전달을 위한 부행장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진웅섭 원장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기업구조조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기촉법 연내 처리가 어려워 보여 현행 기촉법이 12월31일 부로 실효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자율적 구조조정 관행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여건을 고려할 때 구조조정 추진에 상당한 애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단이 주도하는 워크아웃의 근거가 되는 기촉법의 유효기간은 오는 12월31일까지다. 기촉법은 한시법이라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법적 효력이 사라진다.
아울러 진 원장은 지난 2006년 기촉법이 실효돼 채권단 자율협약에 의해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현대LCD, VK, 팬택의 예를 들며 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웅섭 원장은 "과거 일부 채권금융기관이 협조하지 않아 구조조정이 실패하거나 상당기간 지체된 사례가 있다"고 지적하며 "금감원은 향후 기촉법 재입법시까지 구조조정업무의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진 원장은 "금융권이 참여하는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채권금융기관 자율의 '기업구조조정 운영협약'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각 은행은 적극적으로 참여해 협약이 신속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진원장은 또 "지난 6월말 기업부문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08.6%로 가계 292.2%, 신용카드 438.3%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여력이 있을 때 선제적으로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중회의실에서 열린 '기업구조조정'
관련 당부사항 전달을 위한 은행 부행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