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메마른 도시가 물 부족과 싸우는 방법

입력 : 2015-12-31 오후 7:38:34
물 부족과 기후변화는 오늘날의 세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부족한 수자원은 갈등과 분쟁을 낳았다. 심지어 기후변화가 현재의 사회인들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를 주어 삶을 더욱 각박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호주의 퍼스는 세계에서 가장 척박하고 건조한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퍼스는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도 꿋꿋하게 어려움을 이겨나가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퍼스의 기후와의 사투를 The Guardian이 10월 6일 보도했다.
 
사진/바람아시아
 
서부 호주의 수도 퍼스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도시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호주에서 가장 메마른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1890년대의 골드러시 이후로, 퍼스는 공학 기술 운영계획으로 물을 끌어들이려고 했다.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의 푸른 잔디밭과 아름다운 화단으로 꾸밀 계획이었다.
 
그러나 호주 정부와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나타난 연간 강수량의 감소와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수자원 확보에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호주 기후 관리청은 퍼스의 댐에 유입되는 강수량이 1970년대와 비교해서 무려 80%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 세기 안에 호주의 남서 지방의 강수량은 4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혀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작년, 퍼스의 댐은 724억 톤의 물을 저장하는 데에 그쳤다. 이 수치는 퍼스의 인구 중 200만 명이 퍼스의 댐의 물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뜻이며, 부족한 양은 300억 톤이다. 2006년에 완성된 담수화 시설과 기술적 발전, 의식적 행동들이 이 300억 톤을 채우고 있다.
 
정부 기관인 서부 오스트레일리아 수자원 공사는 물 사용이 연간 2천만 리터 이상인 모든 기업과 연계하여 물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 사용되는 물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채택된 물 효율 관리 계획은, 현재 기업에게 무상 훈련과 데이터 수집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의식적인 물 사용을 지향하는 기업에게는 정부 인증서를 발급하여 바람직한 물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특정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기업들은 벌금을 부과당하거나 기업 승인의 위법 판정을 받을 수 있다. 그 결과 2007년 수자원 법인이 활동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330개의 기업이 20,000개의 올림픽 수영장의 물을 채울만한 양의 물을 절약하는 데에 성공했다.
 
일례로 가든 시티 쇼핑센터는 파이프의 누수 점검을 위해 전자 청각 장치를 사용했는데, 이는 불필요한 물 사용을 10%가량 줄이는데 일조했다. 게다가 크라운 프로메네이드 호텔은 수자원 공사에 따라, 수도 관리와 이중 수세식 화장실 설치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무려 25%의 물을 절약하기도 했다.
 
퍼스 최대의 테마파크 어드벤처 월드의 경우, 실시간 수압, 수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누수가 발견될 경우 빠른 대처와 보존을 용이하게 해주는 것으로, 지난 2년 동안 300만 리터의 물을 절약하는 데에 성공했다. 
 
사진/바람아시아
 
어드벤처 월드의 총괄 매니저 로스 오길비는 “저희가 물을 사용하는 놀이기구를 새로 만들기만 하면 SNS를 통해 기구의 물 사용량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상당한 감시원들이 항상 붙어 다니는 격이죠.”라고 말한다. “퍼스의 시민들이 물을 아끼는 사항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어드벤처 월드는 필터 2개를 설치했다. 하나 당 10만 달러에 달하는 이 필터는, 성수기의 경우 하루 30,000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게 해준다. 오길비는 이 장치를 통해 흑자를 보기 위해서는 5년이 걸린다고 했지만, 그게 필터의 설치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우리 사회에 깊게 연관된, 모든 기업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물을 절약해야 해요.”라며, “신입 사원들이 들어올 때마다 저희는 항상 물의 효율에 대해 일러줍니다. 예컨대 사소한 누수도 모두 보고하도록 하기도 하죠. 이제는 이런 활동들도 사회가 모두 이해하는 추세입니다.”라고 말했다.
 
인식과 행동
 
다년간의 가뭄은 퍼스의 시민들의 태도를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업의 흐름까지 바꿔놓았다. 인구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 가능한 물 소비량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10년 전에는 1인당 191,000 리터였지만, 현재는 1인당 131,000 리터까지 감소한 것이다. 샌디에이고의 경우, 1인당 249,000 리터까지의 물 소비가 보장된다. 
 
물 부족 도시 CRC 관리 이사 애나스 가두아니는 “이곳의 사람들은 물 부족에 대한 이해가 남다릅니다. 샌디에이고와 같은 도시와 비교하면, 퍼스는 이 방면에서는 훨씬 앞서있다는 얘기죠.”라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시민들의 경우는 가뭄이 닥치면 매우 당황할 것입니다. 하지만 퍼스의 사람들은 물의 보충 방법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수원지는 더 이상 놀랄 일도 아니죠. 물을 재활용해서 마시는 일도 퍼스의 시민들에게는 조금도 꺼려질 것이 아닙니다.”  
 
호주의 수자원 관리 본부는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에 식수를 제공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지하수 보충 기술은 정수 처리를 거친 하수가 지하 대수층(지하수를 머금은 지층)을 거쳐서 식수로 사용되는 원리 하에 작동된다. 현재 이 기술은 이미 퍼스의 근방에서 시험운행을 마친 상태고, 내년쯤에는 가동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바람아시아
 
“발달된 수자원의 재활용 공정은 매년 280억 리터의 물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지하수 사용 기술은 2060년까지 퍼스의 식수 보급의 20%를 책임질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호주 수자원 관리본부의 대변인이 밝혔다.
 
퍼스가 메말라가는 정도가 심해질수록 이와 같은 기술은 더 긴급하게 요구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결코 퍼스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또한 퍼스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와인으로 유명한 마가렛 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멜버른 대학의 기후과학 교수 데이빗 캐롤리는 “퍼스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미 폭감한 강우량에서 그 사실이 드러나고, 미래에는 우리가 경험한 강우량의 감소가 두 배 이상의 규모로 벌어질 겁니다.”라며 “퍼스가 도시로서 지속가능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수자원 확보의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소 추세의 강우량은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해내기 점점 어려워질 테니 말입니다.”라고 전했다.
 
 
 
안양외고 이성우 기자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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