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두산 베어스를 이끈 김태형(48) 감독의 올해 목표는 높지 않았다. 누구나 예상한 '2연패'를 당연히 말하면서도 목표는 4강이었다.
김 감독은 김현수 등 다수의 주전 선수가 이탈한 상황에서 팀내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붙잡을 것이란 의지를 밝히면서 계약이 막바지 단계란 상황을 설명했다.
두산은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시무식을 열면서 2016시즌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 자리는 김승영 두산 베어스 사장과 김태룡 단장, 김태형 감독 및 코칭 스태프,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선수단 전원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시무식 후 기자실에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대담에서 외국인 선수 계약과 현재 재계약 교섭에 대한 상황은 물론 올해의 선수단 시즌 목표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김 감독은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감독이라면 우승을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해 우승했지만 올해 우승을 지켜내는 것이 아닌 도전하는 입장에 서서 노력하겠다"면서 "4강권을 목표로 두고 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 보여줬던 선수 모습을 이번 시즌에도 꾸준히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우승을 이미 한번 경험한 김 감독이지만 올 시즌에 있을 법한 단점은 경계했다. 그는 "(우승한 경험이) 무조건 좋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심어질 경우 플러스 요인이나, 어찌 보면 해이해질 수도 있다"면서 "나 역시 지난 해 초보 감독으로 조급해지는 것을 경계했는데 이번에는 앞설 것이 걱정이 된다. 감독이 중심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니퍼트의 재계약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한국 여자와 결혼도 하는데 자기가 가긴 어디로 가느냐"고 말한 후 "(올해 재계약을 위한) 이야기는 거의 다 된 것 같다. 한국인과 결혼도 했으니 별일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프링캠프 시점까지는 재계약이 될 것"이라고 편하게 말했다.
니퍼트와의 재계약 여부와 별개로 외국인 타자의 윤곽은 오리무중의 단계다. 김 감독은 외야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타자를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 "외야수를 보는 외국인 선수는 보통 1루수를 같이 할 줄 안다. (1루수가 아닌) 3루수를 볼줄 아는 선수도 많다"면서 "하지만 용병(외국인선수)의 인선에 있어 가장 우선해 살피는 것은 역시 공격력"이라고 답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