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하이퍼마켓 '킴스클럽'의 매각 방침을 발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대형마트 업계는 위기 탈출을 위한 과감한 출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상권중복 등의 이유를 들며 서로 눈치만 보는 모양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랜드는 지난해 11월 매각방침 발표 당시 기존 운영 중인
이마트(139480),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킴스클럽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대형마트 3사는 킴스클럽이 기존 운영 점포와 상권이 상당수 겹친다는 점과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높은 인수비용이 걸림돌이라는 입장이다. 또 킴스클럽 점포 37개가 모두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이랜드리테일이 운영 중인 유통점 내부에 입점해 있다는 점도 꺼려지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매장수 기준 업계 3위 롯데마트의 경우 킴스클럽 37개 점포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2위 홈플러스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상권 중복 문제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제재도 부담으로 작용해 인수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라며 "동종 업계 내에서도 인수가 쉽지 않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를 사들인
MBK(159910)파트너스처럼 사모펀드의 인수 가능성도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실제 인수전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킴스클럽이 별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있지 않고, 기존 이랜드 유통점 내부에 입점돼있어 인수 후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아야 하는 사모펀드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랜드 측은 킴스클럽 인수에 관심을 보인 기업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매각 주관사 골드만삭스를 통해 이달 중 투자의향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부 기업은 별도 TF를 구성하는 등 킴스클럽 인수에 관심을 보인 곳이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킴스클럽 점포의 내부 모습. 유통업계는 킴스클럽이 이랜드리테일의 유통점 내부에 입점돼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인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코아)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