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찾는 중견 건설사들, 심기일전 재도전

동부건설, 동아건설산업, 우림건설 등 상반기 매각 추진
시장에 매물 쏟아지면서 매각일정 눈치싸움도 치열

입력 : 2016-01-05 오후 3:33:26
[뉴스토마토 최승근 기자] 지난해 인수자를 찾는 데 실패했던 중견 건설사들이 새해를 맞아 매각작업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주택시장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 악재가 많아진 탓에 매각작업에 나서는 건설사들의 불안감은 더 높아졌다.
 
특히, 채권 회수율을 높이려는 채권단과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인수자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최근 건설업에 대한 상시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면서 가능한 매각을 서두르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오는 7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이 되는 동부건설(005960)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매각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수백억원 규모의 다른 건설사에 비해 매각 규모가 2000억원대로 큰 데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치산정을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다음달 발표되는 지난해 실적 증감 여부에 따라 매각가격이 변동될 가능성도 높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했지만 앞서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이 불발되면서 동부건설의 매각작업에도 영향을 미친 바 있다. 동부건설이 후순위로 500억원가량을 투자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가치에 따라 동부건설의 매각가격도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해 말부터 매각공고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우림건설은 5일 법원에 매각관련 허가서를 접수했다. 법원에서 허가가 떨어질 경우 우림건살은 다음 주 중에 매각공고 일정을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2~3곳의 잠재 인수후보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설립된 우림건설은 90년대 후반 수도권지역에서 대규모 주택사업 성공을 계기로 성장해 2007년 도급순위 34위까지 오른 중견 건설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도급순위는 176위다.
 
2000년대 후반 시공능력평가 기준 30위권 건설사였던 동아건설산업은 다음달 중순쯤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매각작업을 준비 중이며 4일부터 매각을 위한 한 달간의 실사에 돌입했다. 동아건설산업은 가능하면 오는 6월 내 본계약을 체결하고 상반기 안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도급순위는 96위를 기록한 동아건설산업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로 여전히 중동지역에서 건설명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현재 매각을 위해 접촉하고 있는 곳은 없지만 중동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울트라건설은 이달 안에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며, 지난해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된 STX건설은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매각 일정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 초 여러 건설사들의 매각일정이 겹치면서 건설사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에 비슷한 규모의 매물들이 한 꺼번에 쏟아지는 탓에 매각참여율이 낮아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에 나서는 건설사들이 많아 자세한 매각일정이나 계획에 대한 내부 단속이 강화됐다"며 "법원이나 채권단에서도 매각일정을 공고하기 전 가능하면 많은 잠재 인수후보들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주인을 찾는 중견 건설사들의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 올해 건설시장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매각에 나서는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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