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분기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부문의 실적 둔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 환율 효과가 사라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가전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2015년 연간 매출은 200조원을 달성했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2014년과 비교해 소폭 늘어난 26조원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는 8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보다 17% 감소한 수치다. 이로써 지난 2014년 3분기 4조600억원을 저점으로 4분기 연속 증가해온 영업이익이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3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5%, 전분기 대비 2.5%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200조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대비 2.8%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4년 연속 연간 매출액 200조원을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201조1100억원의 매출로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6조3700억원으로 2014년보다 5.35% 증가했다. 다만 연간 영업이익이 2012년 29조500억원에서 2013년 36조7800억원으로 성장가도를 달릴 때보다는 둔화됐다.
이날 발표된 실적 둔화의 주된 요인은 지난해 실적의 버팀목이 됐던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감소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부품 부문은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D램과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와 LCD의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환율 효과가 미미했던 것도 한몫했다.
IM 부문도 중저가폰 비중 확대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상승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다만 성수기 효과로 TV 판매가 증가했고, 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 생활가전이 북미시장에서 선전해 CE부문은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업계 및 전자업계에서는 DS부문은 3조원 초반, IM 부문은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한다. CE는 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됐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실적 공시 때 발표된다.
문제는 올 1분기다. 부품 가격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실적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면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도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계절적인 비수기인 데다 반도체 등의 가격 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