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재원부족을 이유로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전액 미편성한 7개 시도교육청에게 "세출 항목 조정 등을 하면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며 즉각적인 예산 편성을 재촉구했다.
교육부는 7개 시도교육청에 대한 본예산 분석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이번 예산 분석은 7개 교육청이 재원 부족을 이유로 2016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미편성함에 따라 실시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시도교육청에서 제출한 2016년 본예산 분석, 시도교육청 예산과 학교신설 담당자 면담, 추가 자료 요구 및 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 단, 경기도교육청은 준예산 체제이므로 교육청의 지방의회 제출안을 분석했다.
본예산 점검은 지난해 12월30일에 서울을 시작으로 31일 광주, 전남, 지난 5일에는 경기, 세종, 강원, 전북 등 총 7개 교육청을 상대로 실시했다.
교육부 예산 분석 결과, 지난해에는 2013년도 세수 결손에 따른 교부금 감액 정산으로 지방교육재정에 단기적인 어려움이 있었으나, 올해에는 교부금 및 지방세 증가 등으로 재정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지원이 확정된 국고 목적예비비, 지방세 추가 전입금, 순세계잉여금(전년도 세입·세출의 결산상 생긴 잉여금) 등 재원을 활용하고, 과다 계상된 인건비, 시설비 등 세출항목을 조정하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는 예산 분석 과정에서 "인건비를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교원 퇴직에 따른 인건비 절감분을 조정·반영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다 계상된 금액을 조정했고 학교 신설비 중에는 교부금, 기준재정수요액 대비 한 120%를 초과한 금액을 일단 과다 산정된 금액으로 판단·조정해 활용 가능 재원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7개 교육청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소요액은 약 1조2551억원 정도로 교육부에서 판단할 때 활용 가능 재원이 1조5138억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교육청의 경우 자체 재원으로 우선 7개월 편성이 가능하다. 나머지 5개월은 추가로 정부지원금, 지자체 전입금 증가분으로 편성할 수 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은 3807억원으로 자체 재원, 정부 지원, 지자체 전입금을 합해서 4880억을 활용 가능 재원으로 판단했다. 이어 정부, 국고 목적예비비 495억원과 지자체 전입금 2054억원은 지방세 추가 전입 전망액이 1950억, 감사원의 학교용지부담금 처분액이 104억원으로 총 2054억으로 분석했다.
광주교육청의 경우 자체 재원으로 5개월분 편성이 가능하고 나머지 7개월분은 정부 지원금, 지자체 전입금 증가분으로 추가 편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때 자체 재원 310억은 순세계잉여금 미편성액 117억, 세출예산 과다 편성액이 193억으로 판단했다. 정부 국고 목적예비비가 79억원, 지자체 전입금 574억원으로 판단했다.
세종교육청과 강원교육청은 자체 재원과 정부지원금만으로 12개월 전액 편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세종교육청의 경우 최근 아파트 거래량 이런 부분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지자체 전입금을 고려하지 않아도 자체 재원과 정부 지원금만 가지고도 전액 편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체 재원은 163억이고 순세계잉여금 447억, 시설비 세출예산 과다 편성액 16억, 보통교부금 초과 편성액이 한 300억 정도 된다. 정부 지원금 23억, 지자체 전입금이 132억으로 판단했다.
경기교육청은 자체 재원으로 6개월 편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6개월은 정부 지원금과 지자체 전입금 추가 증가분으로 편성이 가능하다.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은 5459억, 활용 가능 재원은 5688억원으로 경기교육청은 다른 교육청에 비해서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재원이 3059억원이고 순세계잉여금이 1219억, 세출예산 과다 편성액이 1446억, 인건비가 1030억, 시설비가 416억으로 판단했다. 자체수입 추가 전망액이 394억으로 분석됐다.
퇴직자 인건비 절감 부분이, 즉 인건비 부분으로 530억으로 분석했다. 교육부 이영 차관은 "이 부분은 경기교육청이 예산편성을 하면서 정년퇴직과 명예퇴직자 1589명에 대한 인건비를 산정하면서 퇴직자와 신규 교원과의 인건비 차액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을 교육부가 밝혀내서 530억 절감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또 경기교육청 같은 경우는 올해, 정월에 교원 정원을 한 1089명 증원시켰다. 때문에 당연히 정원 외 기간제 교원, 현재 한 경기교육청이 5000명 수준의 정원 외 기간제 교원을 한 1500명 정도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른 감축절감액이 한 500억 정도로 분석됐다.
이어 시설비 부분은 2016년 학교신설 교부액의 120% 이상 추가 편성금액 416억원을 과다 편성액으로 판단했다. 자체 수입부분에서는 2015년 최종 예산의 95% 수준 편성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부지원금을 목적예비비 한 614억 정도 수준으로 지자체 전입금은 2015억 정도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이보형 지방교육재정과장은 "경기교육청은 다른 교육청에 비해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어 행자부, 경기도청과 협조를 통해 지방세 50% 전입 금액이 적기에 확보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경기도청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자체 재원으로 우선 9개월 정도 편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정부 지원금, 지자체 전입금 증가분으로 나머지 3개월 편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전북교육청의 총 어린이집 소요액은 833억이고 활용가능재원은 946억으로 판단했다. 자체 재원 623억, 정부 지원금 145억, 지자체 전입금 178억으로 판단했다.
전남교육청은 자체 재원으로 우선 10개월 편성이 가능하고, 정부 지원금 및 지자체 전입금 증가분으로 나머지 2개월 편성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어린이집 총 소요액은 951억인 반면에 활용 가능 재원은 1224억으로 판단했다. 자체 재원이 841억, 국고 목적예비비 171억, 지자체 전입금 212억으로 분석됐다.
이 과장은 "7개 교육청의 순세계잉여금이 9990억"이라며 "약 1조 원 수준인데, 예산에 이미 반영된 금액이 5300억 수준, 미반영된 4663억원을 이번에 활용 가능 재원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국회에서 누리과정 예산 우회 지원을 위해 편성된 목적예비비 3000억원 집행에 대해서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앞서 오는 12일까지 교육청들의 추경예산 편성계획을 받아본 뒤 이를 검토해 배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교육청들은 "재원도 없는데 추경 계획을 내라는 것은 행정적 압박"이라며 예산을 세울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 교육감들의 반발이 예상되면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장기화 될 전망이다.
7개 시도교육청에 대한 본예산 분석 결과. 자료/교육부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