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에어컨이다. LG전자가 지난해 통돌이와 드럼세탁기를 하나로 합치더니, 올해는 에어컨에 공기청정기와 제습기를 융합한 '휘센 듀얼 에어컨'을 내놨다. 에어컨 브랜드 '휘센'에 복합기능 '듀얼'을 더해 작명했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휘센 듀얼 에어컨'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립적으로 있는 제품을 하나로 통합하면 사물인터넷(IoT)이나 커넥티비티 측면에서 접근이 용이하다"면서 "그래서 융·복합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열린 '휘센 듀얼 에어컨'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이재성 에어솔루션사업부장(전무),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이날 LG전자가 출시한 휘센 듀얼 에어컨은 에어컨과 제습기, 가습기, 공기청정기 등이 제 각각 집안에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비효율성의 착안 끝에 탄생했다. 인체 감지 카메라를 탑재해 사람이 있는 곳에 바람을 향하게 해주고, 거리에 따라 세기도 조절했다.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스스로 감지하고 공기청정기 모드로 전환하는 등 '스마트'하다.
조 사장은 "여름철 제품으로 인식하는 에어컨을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봄·가을에는 공기청정기로, 습한 여름에는 제습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나로 합쳤다"면서 "365일 사용하는 에어컨"이라고 소개했다. 에어컨과 제습기, 공기청정기를 하나로 합치는 건 기술적으로 쉽지 않았다. 조 사장은 "듀얼 에어컨에 제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넣으면서 집적화하기엔 공간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연구개발 역량의 힘이 컸다. LG전자 연구소는 시행착오 끝에 전기료는 낮추면서도 성능은 좋게 하는 기술 고안에 주력했다. 그 결과, 각각 제품을 따로 운전하는 것보다 휘센 듀얼 에어컨 하나의 전기가 덜 소모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이재성 LG전자 에어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에어컨 용량, 사용시간, 인원 등에 따라 전기요금은 천차만별"이면서도 "냉방·제습은 인버터 덕에 기본적으로 30%의 전기료가 절감되고, 공기청정기는 모터만 사용하기 때문에 냉방·제습에 비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싸다"고 설명했다.
올해 에어컨 시장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판단했다.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에어컨 시장은 메르스 여파와 무덥지 않은 날씨 영향 등으로 최근 5년 내 시장이 가장 축소됐다"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시장이 커지고 판매도 신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업체들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염가형 제품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도 어느 정도 따라왔다. 조 사장은 "브랜드와 차별화된 디자인,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맞선다면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에어컨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다. 이재성 전무는 "자사 에어컨은 상업용과 일반가전용, 지역 간 불균형이 있다"면서 "이를 조정해 나갈 전략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가가치가 큰 상업용의 비중을 끌어올려 가정용과 5대 5로 맞출 예정이다.
가정용과 시스템에어컨의 시스템도 합쳤다. 시너지 효과보다 낭비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매출규모와 내부기준에 맞춰 분리했지만, 국내외 유통 70%가 겹치는 데다 따로 운영되면서 같은 제품이 개발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 전무는 "상업, 가정, 산업 등 현재 우리가 가진 제품군 외에 B2B 강화 차원에서 새로 시작한 칠러 공조기류가 복합적으로 나올 예정"이라며 "전사적으로 진행는 B2B사업과 연계해서 사업이 추진력을 받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