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 중기 적합업종 만기가 다가오며 제빵업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 여부가 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중소기업들은 혹시나 적합업종이 취소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반면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은 업종 지정이 해제되기를 내심 바라는 눈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반성장위원회는 최근 영세상인들을 대표하는 대한제과협회를 비롯해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이해당사자들과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3년과 마찬가지로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협의는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동반위는 2013년 3월 제과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다음달 말까지 대기업·중견 프랜차이즈의 매장 수 확장을 자제토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은 매년 전년도 말 점포수 기준으로 연간 2% 이상 매장 수를 늘리지 못했다. 또 인근 중소 제과점의 500m 이내에서는 새 매장을 내거나 재출점이 금지됐다.
이에 대해 대기업들은 지난 3년간 성장이 정체된만큼 적합업종 지정을 해제하거나 출점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적합업종 지정을 해제하는 대신 소상공인과 상생협약을 맺는 식으로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파리바게뜨의 매장 수는 2012년 말 기준 3175개에서 지난해 말 3354개로 3년간 179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뚜레쥬르는 같은기간 1280개에서 1275개로 오히려 5개 매장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적합업종 지정 후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브랜드가 20여개에 달한다"며 "시장의 규모 자체가 커져 고른 성장이 돼야 하는데 국내 기업은 출점 자제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외국계 기업만 신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입장은 강경하다. 김서중 대한제과협회 회장은 "외국계 브랜드 중 향후 국내에 자리잡는 브랜드가 과연 몇개나 될지 의문"이라며 "외국계보다 국내 대기업이 소상공인의 상권 침해에 더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적합업종 지정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말 중기 적합업종 만기가 다가오며 제빵업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제공=파리바게뜨)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