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의 국영 상업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가 서울지점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13일 SBI는 서울 밀레니엄 호텔에서 서울지점 개점 기념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10월21일 금융위원회는 제19차 정례회의에서 SBI 서울지점 신설을 인가한 바 있다.
SBI의 서울지점은 종로구 종로1 교보빌딩 20층에 자리를 잡았다. 이에 따라 SBI 서울지점은 외국본점으로부터 들여온 갑기금 102억원을 가지고 이날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서울지점은 한국인 직원 5명, 인도인 2명 총 7명으로 구성됐다. SBI는 향후 상황에 맞춰 한국인 직원 수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주요 사업 타겟은 인도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기업과 한국에 상주 중인 인도 업체들이다.
인도에는 삼성전자, 포스코 인디아, 현대자동차, LG전자, 미래에셋 금융그룹, 나인코 등 총 60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국내에 진출한 인도 기업은 타타모터스, 에어인디아, 노벨리스, 마힌드라 사티암 등이 있다.
◇비 스리람 SBI 부행장(왼쪽에서 두번째)과 고위 임원들이 사업 설명회 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SBI
SBI는 이들을 상대로 기업금융과 무역금융을 벌이는 한편, 기업대출과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스 등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소매금융은 국내에 거주하는 인도인의 송금 업무로 한정됐다.
나빈 만찬다 SBI 서울지점 대표는 "한국 기업이 인도 프로젝트 입찰 보증이 필요할 때 은행으로서 지급보증 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이 인도 진출할 경우 인도 자회사 통해 프로젝트 파이낸스도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BI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인도와 한국간 교류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인도 상무부에 따르면 인도의 한국 교역 비율은 지난 2011~2012년 2.16%에서 2014~2015년 2.39%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09년 양국 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체결된 이후 서로 간의 교역이 증대될 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가 '메이크인 인도'를 주창하고 인프라와 스마트 시티, 철도, IT 등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것 또한 SBI의 한국 진출에 영향을 줬다. 한국 기업이 모디 정부의 기조에 따라 인도 현지 투자를 늘리면, 한국에 지점을 두는 편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아울러 오는 14일 부터 2016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이 열리는 등 양국간 경제 공조는 점점 더 공고해 지는 분위기다.
SBI는 전 세계 36개국 194개의 사무소에 진출해 있는 인도 최대 은행으로, 포춘 500 리스트에 포함된 유일한 인도은행이다. 임직원 수는 21만3238명에 달하며 고객수는 3억명에 이른다. 총자산은 383조원 수준으로 국민은행 자산 320조 보다 약 60조원 많다.
비 스리람 SBI 부행장은 "SBI는 해외 시장에서 인도 기업을 지원하고 나아가 글로벌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했던 폭넓은 경험이 있다"며 "한국에서도 비즈니스 관계에 있어서 상당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