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이란에 부과했던 경제·금융 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의 원유와 석유 화학 제품 등의 수출이 본격 재개됐다. 공급 과잉 우려로 12년래 최저치까지 하락한 국제 유가는 이란의 복귀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사회가 제시했던 이란의 경제, 금융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지난해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합의한 핵활동 제한 의무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IAEA로부터 핵합의 이행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 받으면서 유엔 안보리와 유럽연합(EU), 미국은 이란에 부과했던 경제·금융 제재를 해제했다. 이로써 이란은 지난해 7월 주요 6개국 핵협상을 타결한 지 6개월 만에 국제 사회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이란과 국제 사회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성명을 통해 “이란 핵 합의는 중요한 과제를 풀어내는 외교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란 국민들의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 이란 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은 2012년부터 중국과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금지됐던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또 에너지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허용됐으며 이란중앙은행을 포함해 이란 금융기관과 해외 자금 거래도 재개됐다.
무엇보다 이란이 원유시장에 복귀하면서 유가 전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12년래 최저치까지 하락했지만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로이터는 이란이 석유 생산을 재개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원유시장에서 일평균 150만배럴이 초과 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하루 평균 50만배럴 생산하고 추가적으로 더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복귀로 산유국들의 가격 할인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20달러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란 경제 제재 해제에 따른 2016년 유가 전망을 모두 하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장기적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없다면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가가 이란 제재 해제로 추가 하락하면 과매도권에 진입하게 돼 30달러대로 회복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