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미묘한 기류 감도는 주택시장, 일시적 현상일까

입력 : 2016-01-22 오전 8:00:00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교수
해가 바뀌며 주택시장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가격 상승세는 주춤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도 나타나고 있다. 활발하게 이뤄졌던 거래 역시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올해도 소폭이지만 상승세가 이어질까.
 
먼저, 지난해 주택시장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5년은 주택 거래량 119만3692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18.8% 증가했다.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과 수요자 중심의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2015년 12월 거래량은 8만8000건으로 전월대비 10.2%, 전년 동월대비로는 3.6%가 줄었다. 물론 여전히 2006년 이후 12월 평균치인 7만4000건보다는 19%정도 높다. 일시적으로 낮아졌지만 평균치보다는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일시적인 현상일까. 지금 당장 명확한 해답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상승폭이 둔화될 것이라는 것은 대부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수요자 중심의 매매전환 수요가 한계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또, 시장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예측과 더불어 수도권과 지방 집값 차별화, 주택공급 과잉공급 논란 등의 이유로 매매거래량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실제 시장에서 심리적인 부분이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 상승폭 둔화가 아닌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이다.
 
올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5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화다. 수도권은 전세난으로 인해 소폭이지만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경북이나 대구, 충청을 중심으로 공급증가에 따라 가격 하락은 이미 시작됐다.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도 우려되고 있다.
 
공급과잉도 주택시장 침체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그동안 한꺼번에 공급된 주택들이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2017년과 2018년까지 연이어 입주를 시작하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인허가 실적의 경우 전년도인 201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6.6%나 늘었다. 특히, 공동주택은 32만7000건에서 49만3000건으로17만가구 가까이 증가했다. 2014년 역시 평년보다 높았는데 지난해에 더 많은 물량이 공급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공급물량이 다소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이미 공급된 물량이 많아 과잉공급 논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과잉공급의 의미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지속적인 공급부족을 보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대책 시행에 따른 악재도 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우리나라 금리인상 논란도 계속되고 있는 데다 가계부채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강화한 것은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거치 기간을 두고 이자만 냈지만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난 데다 7월이면 LTV와 DTI도 종료된다. 실질적으로 대출 금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대출금이 줄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심리적인 위축과 자본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매수세 감소가 예상된다.
 
전세난도 변수다. 전세난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전세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 전세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다. 최근 전세시장은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다. 전세물량의 경우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은 수요가 줄었거나 가격이 한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세가격이 안정화되면 매매시장도 위축될 수 있다.
 
많은 악재 요인들 속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바로 4월 총선이다. 과거와 달리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지고 있지만 국지적으로 하락세를 지연하는 요인으로는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5가지 국내 변수와 함께 대외적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중국경제는 우리 경제와 주택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7.5%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지난해 6.8% 성장에 그쳤다. 올해도 6.3%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경제의 위축은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경제 침체 속에서 주택시장의 나 홀로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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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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