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에 주력하던 한국SC은행이 새해를 맞아 글로벌 특화된 자산관리 기법을 선보였다. 세계 각지에 있는 자산관리 전담직원과 한국 고객을 직접 연결하는 식으로 기존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점포를 설치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플랫폼도 마련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최첨단 기술을 자산관리에 접목시키고 있는 데다 문턱도 대폭 낮추고 있어 SC은행의 글로벌 특화 전략이 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SC은행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분산투자'를 축으로 한 2016년 사업·투자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SC은행은 전 세계 자본시장의 2%에 그치는 한국 시장에 머물기보다 98%에 해당하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언제 어디서나 글로벌 자산관리'란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SC은행은 글로벌 상품 전략팀과 공동으로 상품을 선정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듀얼 케어 서비스(Dual Care Service)'를 바탕으로 국내외 전문가가 함께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키로 했다.
◇한국SC은행 장호준 전무가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SC은행 자산관리 사업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비즈니스 방향 및 투자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SC은행
또 올 하반기 중에 국내와 싱가포르, 홍콩에 있는 SC그룹의 글로벌 투자 전문가에게서 직접 화상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리모트 자산관리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고객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설치된 뱅크샵을 통해 주말에도 자산관리 상담과 투자상품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장호준 SC은행 자산관리본부장 전무는 "글로벌 전략팀과 한국 전략팀이 긴밀하게 일하면서 고객에게 정보 주겠다"며 "올해를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다른 은행들도 해외 투자 전략을 이행하고 있는 데다, 다양한 자산관리 기법을 추진하고 있어 SC은행의 자산관리 전략이 통할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최근 투자자문사 쿼터백과 투자자문 계약을 맺고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을 출시하는 등 자산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전직원의 프라이빗뱅킹(PB)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전국 850여개 모든 지점에 1700명의 PB전문가를 배치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등급별 고객관리와 대형 허브 점포 전략을 세웠고, 신한은행은 프라이빗 웰스매니지먼트(PWM) 센터를 열고 은행과 증권 상품을 한 곳에서 취급하고 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들은 저금리 상황이라 이자이익이 위축되니 자산관리쪽 수익을 확대해서 밸런스를 맞추려 한다"며 "다른 은행들도 ETF 같은 상품을 내놓는 등 해외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어 (은행 간) 경쟁이 자연히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들이 내놓은 자산관리 전략은 대동소이한 데, 얼마나 고객과의 관계를 중장기적으로 가져가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