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한민국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가 있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기획재정부 자료를 제출받아 집계한 315개 공공기관의 3년(2012~2014년) 평균 연봉조사 결과였는데, 요지는 공공기관장 연봉이 대통령보다 더 많다는 내용이었다.
네티즌들은 즉각 반응했다. '세금은 누구의 것인가', '도대체 하는게 뭐가 있는데 급여가 높다는 말인가. 부채가 천문학적인데 납득이 안간다'. '부채가 그렇게 많은데도 세상에 그렇게 많이 받다니. 그 자리 비워 취업 못한 젊은 청년 10명 이상 취업 시켜달라' 등 네티즌 분노의 목소리는 식을 줄 몰랐다.
실제 이노근 의원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분노와 함께 박탈감과 괴리감마저 느껴진다. 기관장 3년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연봉이 무려 4억7051만원에 달한다. 이어 한국수출입은행장이 4억5964만원, 한국산업은행장 4억4661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모두 대통령의 올해 연봉 2억1210만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임원 뿐만이 아니라 직원의 연봉도 상실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공공기관 직원 1인당 연봉(3년 평균 기준)은 한국투자공사가 1억384만원, 한국예탁결제원 1억83만원 등이었고, 3년 평균 신입사원 초임 연봉도 항공안전기술원 4420만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4315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이 하루종일 고생해서 일해도 1년에 고작 3000만원 안팎을 버는 것과 비교하면 과연 '신의 직장'답다.
더욱이 화가 나는 것은 일부 기관들은 부채가 늘거나 공공기관 기관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음에도 임직원 연봉은 계속 상승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부채를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주는 현실에서 국민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현 정부가 출범할 때 내걸었던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가 공공부문의 개혁이었다. 공공개혁을 위해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현오석 전 부총리는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공공기관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파티는 여전히 계속되는 모양새다. 과다 부채와 과잉 복지, 방만 경영으로 전 국민의 질타를 받은 공공기관들이 고액 연봉은 버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국민 혈세가 새는 것을 막으려면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투명하게 손질하고, 성과연봉제 정착으로 저성과 기관들은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받게끔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공공개혁의 고삐를 조일 때다.
박진아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