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급성 호흡부전으로 입원한 임산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000명이 넘는 피해자를 낸 '살인 가습기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철희 형사2부장을 주축으로 이 사건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형사 2부에 가습기 수사 전담팀이 만들어졌다"며 "27일 평검사 인사에서 이 팀의 구성원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이 부장검사가 지휘하고, 복수의 평검사 등이 배치되는 것으로까지 윤곽이 나온 상태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해 서울서부지검 정부합동의약품리베이트수사에서 단장을 맡아, 리베이트 비리 의료인과 제약업자들을무더기로 검거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어 장기 미제로 남겨졌던 사건 해결이 기대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우선 이 사건에 대해 과거 압수수색을 벌였던 만큼, 기존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검찰이 이처럼 오래된 사건의 특별수사팀을 꾸린 배경으로는 장기미제사건에 대한 신속한 처리의 필요성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오래된 사건들부터 처리하자'는 의견들이 내부에 있어 왔다"며 "그 때문에 이를 전담해 처리하기 위한 검사들이 몇 명 모아졌다"고 밝혔다.
'살인 가습기 사건'은 가습기 분무액에 가습기 살균제를 넣어 쓴 소비자들이 잇따라 사망하거나 폐질환에 걸린 사건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자료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자 수는 19일 기준 현재 총 1282명에 이르며, 이중 17%인 75명이 사망했다.
센터에 따르면 정부는 이 사건이 대두된 2011년 말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했고, 현재까지 안전시험결과를 첨부한 가습기 살균제 판매신청이 이뤄지지 않아 시장에서는 관련 제품이 전부 퇴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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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