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2월 기업경기 전망치가 동반 하락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대외적 불안과 함께 내수를 떠받들 민간소비의 위축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효과도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중소기업중앙회가 28일 내놓은 '2월 경기 전망치'에 따르면 대기업의 2월 경기 전망치는 전월 대비 6.9포인트 하락한 86.3, 중소기업은 3.9포인트 하락한 78.4로 각각 집계됐다.
전경련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매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3150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를 조사한다. 두 지수 모두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다음달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곳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대기업의 경우 4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의 경기 침체를 반영했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급락한 데는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경영에 우려로 지목되는 요인들로 대기업들은 '민간소비 위축'(30.6%)과 '중국 성장 둔화'(20.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블랙 프라이데이 등에 힘입어 소비가 개선되는 듯 했지만 올해 그 효과가 소멸되면서 기업들이 소비 절벽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시 역시 계속 불안한 모습이다. 상하이선전(CSI)300지수는 계속된 급락에 지난 4일과 7일 주식거래를 완전 중단되기도 했다.
대기업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89.8), 수출(92.3), 투자(96.0), 자금사정(97.0), 재고(103.3), 고용(94.7), 채산성(93.5)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재고과잉을 의미한다.
중소기업도 고용수준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고용수준은 96.9로 전월(96.8)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이를 제외한 내수(79.0), 수출(75.7), 경상이익(76.2), 자금사정(78.7) 등은 전월 대비 모두 하락했다.
1월 실적치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기업의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실적치는 92.1로 9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 중소기업의 1월 실적치는 전월 대비 5.6포인트 하락한 77.4로 나타났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전망과 실적 모두 더 좋지 않았다. 이는 수출보다 내수 및 대기업 납품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홍성일 전경련 재정금융팀장은 "2월의 설 명절 효과에도 기업 경기전망(86.3)이 급락한 것은 중국 성장 둔화, 환율 불안 등과 같은 대외 요인뿐만 아니라 민간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 마련과 금융시장 모니터링으로 대내외 불안 요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