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집 팔아 돈 벌던 시대 끝났다

입력 : 2016-02-01 오후 12:51:37
집을 팔아 돈을 벌던 시대는 지났다. 전세도 가고 월세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분양이 아닌 임대주택사업을 비롯한 리모델링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15년 전국주택 임대차시장(전세+월세)거래량은 약147만건으로 이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2%로 사상 최고치였다. 월세 시대를 실감하게 하는 숫자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에서 월세 중심의 임대주택 시장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일본의 사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90년대 중반부터 초고령화, 1인가구 증가로 임대주택 수요가 빠르게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기업형 임대관리 사업자와 임대중개, 공실 관리 등 부동산서비스를 일괄 제공하는 종합부동산업체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종합부동산회사 1위 기업인 미쓰이부동산이 대표적이다. 미쓰이부동산은 시공과 분양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주택임대 관리 사업, 도시재생 개발사업으로 매출 다변화를 이뤘다. 전체 매출에서 임대 및 자산관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다. 분양 관련 매출은 27%에 불과하다. 2002년 매출 1조1524억엔에서 2014년 1조5153억엔까지 늘어났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67.6% 증가했다.
 
전문가들도 일본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고려할 때 향후 국내기업들도 체질개선에 따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임대주택이나 종합부동산서비스시장은 일본에 비해 걸음마 단계지만 정부 역시 임대주택 확대 의지는 확고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산층 임대주택을 표방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들에 세제혜택이나 사업자지원액을 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확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미 비건설 대기업들의 자발적인 주택 임대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KT는 일본 최대 임대주택업체 다이와하우스와 옛 전화국 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폐쇄 후 방치돼 있던 역세권 점포를 활용하기로 했다. 실제 부산과 대구 등 은행 점포 4곳이 822실 규모의 임대 오피스텔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로 주식시장에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며 "건설사 내에서는 단순 시공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해 임대 시장으로 밸류체인을 확대하는 업체들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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