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부동산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장을 당황케 하고 있죠. 상승을 이끌던 곳들은 지금 하락을 주도하고 있고, 넘쳐나던 매수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확연히 느껴지는 변화는 매도자와 매수자의 지위입니다. 지난해 입맛에 맞는 매수자를 고르던 매도자들은 갑자기 자취를 감춘 매수세에 놀란 눈치입니다. KB국민은행이 전국 개업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매수우위지수를 보면 지난 2월 첫 주 43.1을 기록했습니다. 0~200 범위 이내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우위 비중이 높음을 뜻하는 지표인데요. 지난 2014년 7월 첫 주 이후 가장 낮습니다. 여름 비수기였던 지난해 7월에도 83까지 올라갔었는데요. 현재 대구는 11.5로 매수세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실제 대구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변화에 직면했습니다.
현 정부 집권 이후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대구는 올들어 급속 냉동에 들어갔습니다. 현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의 아파트값은 2013~2015년 3년 간 32.9% 급등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아파트값이 8.1% 상승 그친 점을 감안하면 대구가 얼마나 올랐는지 짐작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것도 지난 해까지. 마치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현 대통령의 레임덕을 예견이라도 하듯 상승일로를 달리던 대구 아파트값은 내리막으로 선회합니다. 올 1월 대구 아파트값은 0.2% 하락했습니다. 대구의 입김이 크게 미치는 경북 아파트값도 0.2% 떨어졌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에서도 판도의 변화는 어렵지 않게 감지됩니다. 강남구는 올 1월 0.1% 하락했는데요. 서울 25개구 중 유일한 하락지입니다. 서울 부동산시장의 선도주로 통하는 강남의 하락은 서울 전체 시장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실거래가가 10억원까지 올랐던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전용 49.5㎡는 올 1월 8억8000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불과 2개월 만에 1억2000만원이 사라졌습니다.
이같은 분위기는 거래량에도 반영됐습니다. 올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516건인데요. 지난해 1월 6824건보다 19.1% 줄어든 수치입니다. 2월 들어서도 12일 현재까지 1432건 만이 신고된 상태인데요. 설연휴가 빨랐음을 감안해도 지난해 기록한 8539건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와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전세난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해가 바뀌며 가장 달라졌으면 했던 것은 여전히 세입자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40여일 지난 2016년. 부동산시장은 지금의 추세를 이어갈지,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