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단 2거래일 사이에 10% 넘게 하락하면서 공황 상태에 빠졌다. 설연휴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 나타난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인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던 제약과 바이오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12일 코스닥 지수는 608.4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종가 대비로는 10.69% 급락한 것이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장 중 8% 넘게 폭락하면서 4년6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의 경우 코스피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1월 한 달간 코스피는 2.51% 하락했으나 코스닥은 오히려 0.7%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설 연휴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악재가 나온데다 아직 개장하지 않은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감까지 반영되면서 단 2거래일 만에 지수는 10% 넘게 빠졌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연초 이후 지금까지 코스피 대비 선전했는데 시장심리가 냉각되고 중국 증시에 대한 걱정도 겹쳤다”며 “수급 의존도가 큰 종목들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고 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닥 시장은 리스크에 민감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며 “코스닥의 경우 수익률이 나쁘지가 않았는데 시장 전체적으로 위험이 생기다 보니 투자자들이 여기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상승을 주도한 제약과 바이오주 중심으로 하락이 거셌다. 지난 1월 코스닥 제약지수는 상승률 14.41%를 기록했다. 하지만 11일과 12일 코스닥 제약지수는 5.67%, 10.32% 폭락했다. 여기에 대장주인 셀트리온까지 12일 11.66% 하락하면서 코스닥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제약업종의 경우 그동안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늘어났다"며 "설 연휴가 지나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것이 외국인과 기관에게 제약과 바이오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의 대장주가 꺾인 것도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심리를 악화시켰고 개성공단 폐쇄 이슈도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지난 12일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9.24포인트(6.06%) 하락한 608.45에 마감했다.